지난 9월 8일 광지원초등학교(교장 김선미) 광지원농악반 학생들은 경기도 청소년 예술제 참가를 위해 이른 새벽 등굣길에 나선다.이른 시각임에도 제 시간을 지켜주고 준비물을 챙겨오는 꼼꼼함이 광지원인이기에 언제나 가능한 것일까? 우리들은 서로 삼색 띠를 챙기고 있었고 미투리를 바꿔 신고 있었다.행사장 수원시로 가는 길은 출근길과 맞물려 지루함이 더했다. 멀미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무대를 본 순간 한바탕 신나게 즐길 생각을 하니 멀미는 온데 간 데 없었다. 초등부 광지원농악은 세 번째 무대에 올랐다. 총 공연시간은10분으로 다
나는 광남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퇴촌면 나눔의 집에서 행사가 있을 때 참석해왔다. 그 당시에는 단지 참여하는 것이 재미있고, 나에게 따분하고 재미없는 주말이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그다지 생각 없이 위안부 행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즈음에 한살 후배인 동생이 나에게 우리 광주에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자고 먼저 이야기했다. 우리 광주에 나눔의 집도 있고, 정치,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바로 “같이 하자”고 대답했다.올 1월에 태전동에 있는 중국집에서 처
모기가 입이 삐뚤어질 정도로 기온이 선선해져서 나무가 마침내 수액 퍼 올리기를 멈춘다는 처서(8월 23일)가 지나고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칠석(음력 7월 7일)이 되었다.칠월 칠석에는 정화수를 떠 놓고 밀전병과 햇과일 등을 갖추어 가족들의 건강과 집안의 평안을 빌기도 하고, 절에서는 칠성각에서 무병장수를 비는 치성을 드리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중국 주나라 설화이다. 옥황상제의 딸인 직녀와 소를 모는 목동인 견우는 옥황상제
본 필자는 광남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 작년에 우리 학교에서 자유 학기에 국어 선생님께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소설쓰기’라는 수업을 진행하셨다. 그 때까지는 부끄럽게도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었고, 나눔의 집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에 살면서도 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 수업을 통해 관련 자료들을 찾아가며 지난날의 나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후로 지난 3월 4일 ‘경기광주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미소추)’가 주최한 행사에 참
필자는 쌍령초등학교 어머니폴리스 회장으로 2년간 활동하며, 중학교 2학년인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이다. 그러나 현재는 ‘경기광주 평화의 소녀상 공동추진 위원장’이란 직함을 이름 앞에 내세워 쓰고 있다. 이는 2016년 겨울 어느날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큰 아이의 봉사 때문에 나눔의 집을 방문했고,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께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나눔의 집에 계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도중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가녀린 소녀의 모습으로 볼록한 배를 받
음력 6월은 삼복이 들어있는 가장 더운 달이다. 삼계탕이니 보양탕이니 아무리 먹어봐도 더위를 식히기 어렵고 몸은 더없이 지친다. 요즘이야 냉방시설이 훌륭해 견딜 만하지만 옛날에는 고스란히 더위를 감당해야했다. 그래서 생긴 세시풍속이 유월유두다. 음력 6월 15일에 세는 명절이기도 한데, 올해는 양력 8월 6일이다.유두란 말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으로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란 말의 약어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를 ‘물맞이’라고도 한다.동쪽은 맑고 양기가 왕성해 이곳에서 머리를 감고 냇가에 앉아 밀떡과 술을 마
무한경쟁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하루하루를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한발 더 뛰어야 하고 쉼 없이 달려야 한다. 뒤돌아볼 사이 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는 우리는 너무나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어쩌면 우리가 앓고 있는 현대병들의 대부분이 생활의 쫓김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조급증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나 신경통, 소화불량, 고혈압, 심장병 또는 위궤양과 같은 건강상의 문제들을 야기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조급증은 최종적으로는 심장마비와 암을 유발할 수
우리 부부(진차남(61), 배설진(55))는 경기소녀상 추진위원이 우리 편의점에 모금함을 놓기 두 달 전 평화의 소녀상 후원가게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얼씨구나! 그럼 우리 가게가 1호점 해야지’라고 생각했다.우리는 ‘모금함 500개가 너무 적다. 1000개쯤 놓아도 될 것 같다’고 소녀상 추진 위원에게 나름 강력한 주문도 했다. 모금함이 준비되자마자 설명 들을 사이도 없이 계산대 앞 즉 손님들이 계산하다가 보지 않을 수가 없는 곳에 두었다.지금 가게에 소녀상 모금함이 두어진 자리는 원래 ‘Save the Child
길이란 무슨 역할을 하는가? 이 물음에는 다양한 뜻이 들어있다. 소통의 뜻도 있고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방향을 의미함도 있고 또한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길라잡이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요즈음 길은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하나의 삶의 목적 수단으로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 광주에는 최근 들어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인구의 증가는 그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어 성장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지금도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인구 유입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그러나 광주시는 이웃 인접 지역의 주택 재개발 등 영향으로 힘
8만년의 삶, 5만년의 직장생활, 3만년의 결혼, 그들에게 길을 묻는다. 가장 오랫동안, 가장 현명하게 살아온 1,000명의 현자가 전하는 인생의 30가지 지혜. 우리는 언제나 좀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하고 결정하기 위한 방법을 갈구한다. 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은 우리가 앞으로의 일을 예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래의 자아’가 담겨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000명의 넘는 현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피해야 할 실수와 함정들을 하나하나 짚어
올 1월초 정확히 1월 6일이다. 오전 11시경 눈을 뜨자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한 통의 전화가 와 있었다. 박영미 선생님, 얼굴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인데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다. 박영미 선생님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싶다며 만나자고 했다. 순간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면서 한편으로는 반가워 태전동 빵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것이 경기광주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의 첫 시발점이다.만남을 가진 후 집에 와서 3년 전 일을 생각했다. ‘지지 않는 꽃’ 바로 프랑스 앙굴렘 만화 전시회에서 외교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
공부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 또는 공부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는 아이들,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잘 안 오르는 아이들 등등 교육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생긴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교육열이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교육열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군 원동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공부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것은 대단한 국민적 지수이다.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학교에 가고 사회인이 되었다고 해서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하루만 지나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나를 온전히 잊은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한 시대를 열광케 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는 스스로도 제어 하지 못하는 광기와 열정이 깔려 있다.이 책은 조선시대 지식인의 내면을 사로잡았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글이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등 이 책에서 관심을 둔 인물들은 우연찮게도 대부분 그 시대의 메이저들이 아니라 주변 또는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아내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내와 어머니는 현명하다. 특히 대한민국 어머니 아내는 세계적으로 영특하고 현명하다. 아마 우리가 이 시대에 이만큼 살고 있는 것은 어머니의 힘, 아내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어머니는 강했고 아내는 영특했다. 여자들이 남자보다 10배 이상 똑똑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의 말을 틀어야 한다. 실의에 빠져 술에 절어있는 남편에게 온갖 구박을 받고 좋은 말 한마디 못 듣지만 아끼고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다시 힘을 내도록 눈물 흘리는 말 한마디가 놀랍게도 남편을 힘찬 모습으로
음력 5월 5일은 우리나라 5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절이다.단오절에는 유난히 쑥과 관련된 풍습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여기저기서 쑥떡을 나누는 정겨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쑥으로 만든 떡이든 쑥과에 속하는 구절초 잎(수리취)로 만든 떡이든 요즘 먹는 떡을 일명 ‘수리취떡’이라고 하는데, 단오의 다른 이름인 수릿날에 ‘하늘에서 신이 오는 날’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수리취떡을 해먹었다는 설이 있다.‘수리’는 순 우리말 ‘수레’에서 왔으며 ‘신’이라는 뜻과 ‘높다’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 말이라고 한다. 또 다르게는 수리
푸른 초원위에서 유유히 소가 풀을 뜯고 있는 목장의 풍경을 상상해보자. 얼마나 자연스럽고 평화스런 모습일까?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 그런 목장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았을 것이다. 수천년전 나일강과 유프라데스강 유역에서 이집트를 하나로 한 거대왕국이 탄생했다.새로운 왕은 최초의 보편종교라 할 수 있는 황소 신앙을 왕국전역에 전파시켰다. 전설에 따르면 황소 신 아피스(Apis)는 달빛으로 잉태한 특별한 암소의 자식이었다. 젊은 황소 신은 엄청난 체력과 생식력, 그리고 전쟁과 정복에 대한 남성적인 정열을 뜻했다. 오늘날 지구상에
역사는 현재학이자 미래학이다. 역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 중 하나는 역사를 과거학으로만 여긴다는 점이다.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기록한 것이지만 단지 과거에만 머무르는 과거학이 아니다. 조선의 동국통감이나 송나라 사마광의 자치통감처럼 역사서에 감(鑑) 거울감 자를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역사는 현재학이고 이를 통해 미래를 조망한다는 점에서는 미래학이다. 역사의 정점은 일정한 시기를 두고 정확하리만큼 되돌아온다. 태종이나 세조처럼 악역을 자처한 임금, 연산군과 광해
통은 “큰 뜻을 공유하는 일”이다. 통은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이다. 통은 “마음을 열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일”이다. 동의보감에 아픈 것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요, 아프지 않은 것은 통하기 때문이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다가 안정을 찾은 한 중견그룹CEO를 만난 일이 있다. 그는 자신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이렇게 토로했다.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늘 목소리는 있어요. 하지만 큰 목소리만 들렸어요. 작은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듣기 싫었고, 그래서 무시하
완연한 봄이 구성되고 있다. 길가에 나가보니 개나리, 목련, 산수유, 진달래 등이 꽃망울을 툭툭 터뜨린다. 덩달아서 농사꾼들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계절이다. 얼마 전만해도 농사와 거리가 멀었던 나인데 이제는 도시농업의 전도사가 되었다. 도시농업에 끼어들면서 농사의 흐름을 짚어보고 언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릴 것인지에 대한 일정을 감지해 낸다. 어제도 텃밭에 나가서 마늘에 덮었던 짚을 걷어내면서 생명의 경이로움에 흠뻑 젖어보는 행운을 누렸다. 도시농업이란 말 그대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일이다. 취미나 여가, 교육, 체험 등이 강조되는
창은 혼을 노력과 근성으로 치환하는 과정이다. 창은 매일 새로워지는 일이다. 창은 익숙한 것과의 싸움이다. 큰 뜻과 큰 꿈에서 혼을 길어 올리고 스스로의 마음속에, 그리고 몸담고 있는 조직에 혼을 심어 넣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다음 단계는 ‘창’이다. 창은 밭 갈고 물을 주고 가꿔서 수확하는 일이다. 뿌려진 씨앗이 스스로 자랄 리 만무하다. 잡초를 솎아내고 비료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끊임없는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꿈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창은 날마다 새로워지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단순히 통화만 하던 벽돌장만한 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