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푸른 초원위에서 유유히 소가 풀을 뜯고 있는 목장의 풍경을 상상해보자. 얼마나 자연스럽고 평화스런 모습일까?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 그런 목장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았을 것이다. 수천년전 나일강과 유프라데스강 유역에서 이집트를 하나로 한 거대왕국이 탄생했다.

새로운 왕은 최초의 보편종교라 할 수 있는 황소 신앙을 왕국전역에 전파시켰다. 전설에 따르면 황소 신 아피스(Apis)는 달빛으로 잉태한 특별한 암소의 자식이었다. 젊은 황소 신은 엄청난 체력과 생식력, 그리고 전쟁과 정복에 대한 남성적인 정열을 뜻했다.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13억마리로 추산된다. 소의 사욕면적은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한다. 소의 무게를 합치면 지구상의 인구를 능가한다. 쇠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영국은 아일랜드와 스코트랜드를 목초지로 개간하여 소고기를 공급하였다. 

점점 늘어나는 고기량을 확보하기 위해 아메리카로 진출하여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원주민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토종소인 엘크를 몰살시킨다. 이때부터 카우보이가 나타나고 땅과의 전쟁물과의 전쟁이 일어나며 인디언과 노예들은 목동으로 착취를 당하며 목장주들은 은행과 결탁하여 수많은 목초지와 소사육의 확보에 나선다. 

산업혁명으로 냉동선이 운항하면서 아메리카, 멕시코는 쇠고기 생산지로 전락한다. 자연방목이 아닌 비좁은 공간의 비육우들이 생산되며 인간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사육으로 유전자가 조작된 곡물과 항생제 남용 등 엄청난 변이를 발생하고 있다. 축산단지는 현대 경제의 기술을 익히는 데 가장 중요한 훈련장 역할을 해왔다. 오늘날 소는 인공수정, 태아이식, 복제 기술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소는 종의 적합성보다 시장 효율성을 목적으로 사육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에게 강제로 사료를 먹이고, 화공약품을 투약하며, 기계로 감시하고, 공장형 농장의 필수 조건에 부합하도록 규제하고 관리하고 쥐어짜고 다른 모양으로 만든다. 그들은 탄생부터 도살되는 순간까지 산업 생산품으로 간주된다. 

비록 야생 소보다 더 많은 지방을 가지고 있고 체중도 더 나가며 더 빨리 성숙하긴 하지만 그들에게는 활기가 없으며 때로는 번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축우를 포함하여 여타 가축들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의 70%를 소비한다.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1/3을 축우와 다른 가축들이 먹어치우고 있는 반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선진국에서는 사료로 사육된 육류, 특히 쇠고기 과잉 섭취로 인해 생긴 질병으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인, 유럽인, 일본인들은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탐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풍요의 질병 즉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촌 곳곳의 축산 단지들이 이야기하는 환경적, 경제적, 인간적 해악의 폐해에 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가 지구의 생태계와 문명의 운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하지만 날로 증가하는 소와 쇠고기 소비문제가 미래의 지구와 인류의 행복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육식을 끊는 행위에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대대적으로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가 동반될 것이다. 미 서부 방목지는 다시 생명을 되찾아 예전의 강이 다시 흐르고, 그 물이 대평원을 가로지르며 수천의 상처받은 강기슭 지역을 소생시킬 것이다. 천연 야생화들과 다년생 빈치그래스가 싹을 틔우고 꽃이 만발할 것이며 서부 평원을 푸릇푸릇한 융단으로 뒤덮을 것이다. 개울가 샘이 소생하고 민물송어와 다른 토착 물고기들을 불러들일 것이다. 

엘크, 무스가지뿔 영양, 영양, 로키양 등 평원의 대형 초식동물들이 서부 방목지에서 다시 번성하여 수백만 에이커의 초원에 흩어질 것이다. 육식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 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자연을 회복시키고 인간과 소와 관계를 다시 신성하게 만들며 우리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현대적인 축산 단지 해체와 인간의 음식에서 쇠고기를 없애는 것은 인간의식에 펼쳐진 새로운 장을 예고하게 될 것이다. 음식에서 쇠고기를 없앰으로써 우리와 소는 물론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유대감을 다지며 새로운 인류의식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디게 될 것이다. 

이 책은 21세기에는 인류가 육식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는다. 만약 지구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날로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데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지구상에서 축산 단지들을 해체시키고 인류의 음식에서 육류를 제외시키는 것이야 말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중요한 과업이라고 한다. 육식을 지양해 인류의 건강과 지구의 생태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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