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아직도 우리는 시에서 묻고 배운다들판에는 죽은 노루/하얀 띠로 싸맨다오./봄 그리는 처녀 있어/씩씩한 총각이 꾄다오.//수풀에는 떡갈나무/들판에는 죽은 사슴/하얀 띠로 묶는다오./옥 같은 처녀가 있다오.//천천히 가만가만히 하셔요./나의 손수건 흔들지 마셔요./삽살개도 짖게 하지 마셔요. (野有死麕이어늘, 白茅包之로다. 有女懷春이어늘, 吉士誘之로다. 林有樸樕하여, 野有死鹿이어늘. 白茅純束이로소니, 有女如玉이로다. 舒而脫脫兮하야, 無感我脫兮하고, 無使尨也吠하라.) 이가원 역주 가려뽑은 四書三經 (일지사
4. 시 얘기중국사람 안핑친이 쓰고 김기협이 옮긴 ‘공자평전’에는 아주 짧은 공자의 자식 가르치는 얘기가 나온다. 공자가 그렇게나 오랜 세월 권력 패들로부터 쫓겨 다니며, 착하게 산다고 할 때 어떤 어려움이 앞길을 가로막는 지를 살피면서도, 끝끝내 우리가 사는 목적은 착한 어짊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그 믿음을 꿋꿋하게 지켰다고 전한다.그는 쫓겨 다니면서도 읽고 쓸, 책과 대나무 조각들을 마차에 잔뜩 싣고는, 쓸쓸하게 또는 씩씩하게 걸어 다녔다. 누군가 자기를 알아줄 만한 사람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지닌 채 그는 그렇게 터
공직자의 도덕교과서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공무원과 국민 열 명 중 8~9명이 ‘잘된 법’으로 평가할 정도로 큰 지지를 받고 있다.이처럼 긍정효과 속에서도 한우와 꽃시장 등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정부는 이를 반영해 몇 가지 개정안을 내놓았다. 설날을 앞두고 무엇이 바뀌었고 왜 개정돼야만 했는지에 대해 점검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준수할 것들을 알아보자.음식점에서 식사비의 상한액은 3만원까지로 되어 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음식점업이 다소 위축되
3. 공자 얘기그렇게 부당해 보였던 혼인을 한 안징재 여인이 낳은 이가 바로 공자다. 공니(孔尼)라고도 불리고 공구(孔丘)라고도 불린 이 인물은 뒷날 동아시아 전역에 이르는 넓고 너른 땅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앎 꾼들이 저마다 떠받드는 인품으로 거듭난 성인이었다. 성인의 반열에 드는 이들은 가령 사키아모니(붓다)를 빼고는 다들 탄생부터 한 생애가 침침하고 슬프며 고통에 가득 찬 그런 환경 속에 내동댕이쳐진 존재들이다.아픔이나 슬픔이야말로 곧 성인이 가야할 가시밭길임을 알리는 대목이다. 성인만을 우리가 그렇다고 생각해서는 눈 너비를
2. 시경과 공자노(魯)나라에서 공자(기원전 551년 태어남)가 살았다던 2568 년 전 중국 천하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빼앗고 빼앗기는 싸움판 시대였던 것 같다. 중국 고대사에서 이른바 전국시대로 구분하는 그런 시대란, 힘센 부라퀴 깡패들이 우후죽순처럼 들고 일어나, 남의 땅과 재산을 빼앗아 제 것으로 챙기며, 남의 딸 아내를 겁탈하여 자기 욕망을 채우던 아주 더러운 시대였던 것 같다.이런 시대에 중국 천하는 하늘의 아들이라 사기 친 천자가 중국 전역의 모든 나라를 다스리며 저에게 알랑방귀나 꾸는 패들에게는 식읍이라고 주어 제후로
나는 평생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내 필생의 일로 꿈꾸어왔고 또 그 길을 이제까지 가고 있는 중이다. 교사라는 직업, 그러나 아주 어렸을 초중등학교 시절에는 판검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검은 제복에 머리에는 으스스한 모자를 쓰고, 푸른 옷을 입고 겁먹은 얼굴로 쭈그려 앉은 죄수들을 향해, 방망이를 땅땅 치며 ‘이 아무개 그대는 가서 죽어라! 그리고 전, 박 아무개 너희들은 징역 20년 형이다’ 땅땅! 옷차림부터 다른 행색으로 풀빛 죄수복을 입은 같은 사람을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면서 너는 죽어라! 너는 징역형 5년이다. 어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을 아십니까? 아마도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나는 이 말처럼 우리 선조 들이 남기신 역사를 소중히 여겨야 우리 민족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광수중학교 3학년 재학 중인 나는 어렸을 때 한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 역사를 소재를 한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항상 마음이 아리기도 하고 애국심에 불타오르기도 했다.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보고 들으며 마음속으로 줄곧 ‘애국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국권침탈과 같은 내용을 알게 되었을 땐 마음의 울분이 치솟았던 기억이 난다.
광주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직노동조합의 직원들이 한파에도 불구하고 시청에서 천막시위에 나선 사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공무직이라함은 정년이 보장된 무기계약직(만60세)으로 광주시에는 약 100여명이 환경미화원, 도로보수원 그리고 민원창구·세정·농업기술센터 등에 근무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약 80%가 공무직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열악한 임금조건을 타개하기위해 올해도 4월부터 임금투쟁에 나섰지만 연말이 다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해본다. 우리 공무직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것은 격무에 근무하는 환경미화원과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기 그가 이루어낸 여러 정책들이 퍽 신선하게 다가선 것을 부인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늘 그가 그동안 내세워 나라 일을 맡기려는 인물들이 드러날 때마다 조마조마하게 마음을 졸이지 않은 적이 없다. 그만큼 이 나라 역사는 못난 지도자와 벼슬아치들의 어리석은 행패로 해서 뒤틀린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문화부문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자기민족이 일구어낸 문화를 지키고 다듬으며 가꿔야 하는 것이 문화정책의 알맹이가 아닐까? 그런데 문제는 이 대한민국이
가성비(價性比)란 ‘가격 대비 성능’의 (cost-effectiveness)의 줄임말로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신조어다. 그 사용 분야가 경제를 넘어 일상생활 다양한 분야에 걸쳐 통용되고 있다. 광고회사는 제품광고를 할 때 ‘가성비 甲’이라는 말을 하며 현명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여기 2만원으로 그 1만배인 2억원의 값어치를 지닌 가성비 끝판왕인 물건이 있다. 이 물건은 빨간색에 튼튼하고 둥근 원통형 모양으로 손잡이, 호스 등이 달려있다. 또,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광주시의 시민이자 광수중학교 학생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광화문에 나가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있으며, 잠깐이나마 인권단체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정작 죄송스럽게도 학생으로서 다른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소홀하고 무관심했다.지금까지 살아계신 분으로서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님은 서른 세 분이다. 이것은 제게 마치 제한시간까지 33초밖에 남지 않은 인생 마지막 시험처럼 너무나 촉박하게 느껴지게 한다.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그동안
나는 어쩌다가 경기도 광주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데 동참하다가 공동추진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그래서 나는 소녀상이 아니라면 모를뻔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소녀상 건립을 응원하기도 하지만, 때론 어떤 분들은 내게 광주에 평화의 소녀상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다.소녀상 건립에 미온적인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 계시는 상황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마치 추모비처럼 여겨져서 살아계신 분들을 오히려 망극하게 만드는 것 일 수도 있다”, “광주에는 ‘나눔의 집’이 있어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데
우리는 역사 혹은 역사적 인물을 통해 많은 감명을 받고 자긍심을 가지게 되곤 한다. 물론 긍정의 역사를 통해서 그러한 느낌이나 교육 효과를 받게 된다.하지만 우리 역사 속에 그러한 긍정의 모습이나 가슴 벅찬 이야기만 있었을까? 수치스러운 역사를 우리는 보지 않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한없이 쪼그라드는 우리의 자존감에 대한 불안 때문에 은연중에 외면했던 역사도 결국 우리 역사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뮤지컬 ‘달을 태우다’는 일깨워 주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굴욕의 역사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 숙제를 던
아직 우리나라는 근현대사에 대한 해결되지 못한 갈등이 상당수 존재한다. 극단적 갈등의 경우는 원인부터 해결의 방법까지 시시비비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한다. 특히 일본과 관련해서는 일본군 ‘위안부’문제, 강제징병, 징용 문제, 야스쿠니합사 문제, 간토대지진의 학살 문제, 전범처리 문제 등과 독도영유권 문제까지 복잡 다양하다.나는 첨예한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을 이십여 년 넘게 하다 보니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사건을 접하게 되었다.첫째는 역사바로세우기이다. 이것 역시 그 방향성은 미래를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학자 EH.카가 역사는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을 앞두고 가을걷이에 바쁘다. 상강(霜降)은 24절기 가운데 열여덟 째 절기이다. 한로와 입동 사이에 있으며 보통 양력 10월 23~24일 무렵인데 올해는 23일에 들어있다. 서리가 내리면 농작물은 냉해를 입어 대부분 쓰지 못하게 되므로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그래서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속담이 생겼다.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는 구절이 있다. 무엇보다도 추수를 우선한다는 뜻이다.요즘은 기계농 덕분에 많이 간소화
7월 23일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이신 김군자 할머니께서 별세하셨다. 나는 소식을 듣고 그날 저녁, 분당 차병원에 가서 할머니를 뵙고 온 며칠 뒤에 나눔의 집 법당에 안치된 할머니를 뵈러갔다.장례식장을 갔다 온 후에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왜 마음이 불편한지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슬픈 마음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얼마 후에 나눔의 집에 방문한 후에야 내 가슴이 답답했던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나는 평소 나눔의 집에 봉사를 하러 간다. 생활관 청소를 하기도 하고,
오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추석 연휴가 최장 열흘까지 늘어났다. 그야말로 황금연휴다. 이번 기회를 이용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만 100만명 이상으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도 일찍부터 지난해 추석 연휴의 두 배를 넘었다고 하니, 이번 연휴에 장거리 여행객 수가 얼마나 될지 상상을 초월한다.황금연휴가 찾아오며 분위기가 들뜰수록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가스안전이다. 특히 추석 명절에는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준비하는 음식이 많아지고, 자연스레 부탄캔 등 가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기후도 적당하고 음식이나 놀이도 풍성해서 행복을 누릴만하다.추석은 우리 겨레의 3대 명절 중 하나로 한가위, 가배절, 중추절, 거위, 가윗날이라고도 부른다. 또 가을을 초추, 중추, 종추 3단계로 나눌 때 8월은 가운데에 속하기 때문에 중추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가위는 크다는 뜻과 가운데라는 말이 합해져서 8월의 한 가운데 큰 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신라시대 유리왕 때 길쌈놀이(베짜기)인 ‘가베’에서 가위라는 말이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한가위 세시풍속으로
광주시는 2001년 3월 21일 광주군에서 승격했다. 그 후 16년이 지난 광주는 많은 변화와 함께하고 있다. 2017년 8월 기준으로 인구의 급격한 유입으로 34만8,000여명에 이르며 등록된 차량 또한 16만8,000여대에 이른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인구가 45만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사회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지난해 시민사회단체가 상설 물놀이장을 만들어 줄 것을 시에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청원운동이 있었다. 같은 해 7월 ‘광주도 물놀이장 만든다’는 제목으로 광주시는 내년 6월 경안 근
필자는 평소 역사적 소명이나 지식이 특별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소극적인 두 아이의 엄마이다. 큰 아이와 많은 터울이 지는 작은 아이와 서로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찾던 중 작년 여름 수요 집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그 현장에서 필자는 아스팔트보다 뜨겁던 집회 현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 뜨거운 열기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그간 안일하게 생각해 오던 아픈 역사에 대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부끄러움과 역사를 알지 못하는 국민은 자존감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