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최호영 광수중학교 1학년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광주시의 시민이자 광수중학교 학생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광화문에 나가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있으며, 잠깐이나마 인권단체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정작 죄송스럽게도 학생으로서 다른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소홀하고 무관심했다.

지금까지 살아계신 분으로서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님은 서른 세 분이다. 이것은 제게 마치 제한시간까지 33초밖에 남지 않은 인생 마지막 시험처럼 너무나 촉박하게 느껴지게 한다.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보아도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죄송한 마음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나는 소명이나 사명감, 책임감이라던지 어떠한 특별한 계기는 없다. 아픈 역사가 제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 하나다. 그러나 몇 번 소녀상 길거리 모금활동을 통해서 나는 작게나마 소녀상 건립에 참여하고 있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의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외면과 무시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

어쩌면 소녀상 건립이 아니었다면 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소녀상 건립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들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이야기 하게 되었고 나눔의 집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나눔의 집에는 역사관도 있지만 광주 시민들은 그다지 잘 가지 않는 것 같다. 광주시내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광주시민들이 더 많이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협의가 잘 못되었다고 하면 일본은 지금처럼 우리를 무시, 외면하지 못 할 것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다. 그러나 이제는 증오가 아닌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와 더불어 법적인 배상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평화의 소녀상’은 기억과 화해를 위한, 그리고 미래를 위한 조형물이다.

우리가 겪었던 아픈 역사를 되새김질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이 아픈 역사를 끝까지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할머님들이 당했던 그 시절은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일본에게 당했다. 나라가 약해서 국권이 침탈되었고, 우리 민족은 정말 아픈 역사를 곳곳에서 겪어야 했다. 우리가 여기 광주에 청소년들과 시민들과 함께 자발적인 참여로 소녀상을 세우는 것은 아픈 역사를 외면이 아니라 기억으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우리는 이 역사를 잊지 않으며 더 이상 이러한 아픈 역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행동이다. 모두가 함께, 하나가 되어 소녀상을 세우는 그날을 소망한다. 그리고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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