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생인생은 학식이 아니어요정으로 사는 거예요눈 감아주고 덮어주며봄 햇살 같은 말로꽃얼굴 피우며 사는 거예요.인생은 돈이 아니어요일로 사는 거예요무엇에 재미를 붙이고결과에 흡족하면서아늑하게 아늑하게 사는 거예요.인생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부부이어요내 몸 같이 아끼며 사는 거예요 잘 잘못 따질 것 없고가이 없이 용서하며크로버 풀밭을 거니는 거예요.詩 차영섭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면 내 마음은 자꾸만 자꾸만 흔들린다 잎새들이 짙게 물들어가면 그리움의 파도가 출렁거린다 고독도 그 무게는 점점 더하는데 그대를 만나고 싶어 온통 들뜬 내 마음은 밤하늘에 두둥실 떠올라 보름달이 되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순박한 그대의 마음을 담아 내 사랑을 꽃피우고 싶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온몸을 흔들며 활짝 웃고 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내 사랑도 환하게 피우고 싶다詩 용혜원
중년에 마주친 사랑 세월의 바람이 무심히 지나가던어느 중년의 길목에서쿵쾅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처럼가슴을 울리는 사람을 만났다그리움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서듯날마다 그의 가슴을 열고조금씩 조금씩 들어선다한번쯤은 만나보고 싶다한번쯤은 가까이서그의 숨소리를 듣고 싶고손을 잡으면 따뜻한 마음이혈관 속으로 스며들 것도 같다사랑이 아니어도 좋다작은 그리움이라도 있어오늘이 즐거움으로 온다면그저 바라만 보며말없는 웃음을 지어도 좋겠다거울 앞에 서면늙어가는 세월이 반사되지만마음의 거울 앞에 서면늘 그가 기다리고 있다나는 그에게로
칼바람 속 공존의 의미 마음이 마르지 않는 세월을 보았다 먼 둥 위로 쏟아지는 서리 발은 뜨겁게 스치고 지날 뿐 녹일 수없이 가도 끝이 안 보이는 가시밭 잘못 끼어 매 덕지덕지 살갗의 아픔이련다 아파 누운 거리의 침묵이었나 교훈의 바람만 휘몰아치고 간다 마음이 쏟아져 흐르는 강가엔 빗물로 희석되어 보이질 않고 장맛비가 쓸고 간 꾸정물 장단에 놀아나니 긴 시간도 짧은 시간도 산산이 깨진다 여름이 지나야 맑은 물로 돌아오려나 혼란스런 물줄기로 마음을 다스린다 햇살에 타들어가는 거리를 지켜보며 나무뿌리 잘려나간 상처를 보면서 눈으로 파고
행복한 마음봄은 꽃이 있고여름은 푸름이가을엔 낙엽이겨울은 눈이 있는데 부질없는 욕심 버리고물 흐르듯바람 일듯대자연에 순응하며 마음 비우고사랑 베풀며행복 가득채워소박하게 살아가면 되는것을....!
달맞이 꽃 당신은 아시지요?달님당신의 밝은 빛남김 없이 내 안에스며들 수 있도록이렇게 얇은 옷을 입었습니다. 해질녘에야조심스레 문을 여는나의 길고 긴 침묵은그대로 나의 노래인 것을, 달님맑고 온유한 당신의 그 빛을 마시고 싶어 당신의 빛깔로 입었습니다 끝없이 차고 기우는 당신의 모습 따라졌다가 다시 피는 나의 기다림을 당신은 아시지요? 달님詩. 이해인
새와 나무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詩. 류시화
나의 꽃 네가 나의 꽃인것은이 세상 다른 꽃보다아름다워서가 아니다.네가 나의 꽃인것은이 세상 다른 꽃보다향기로워서가 아니다.네가 나의 꽃인것은내 가슴속에 이미피어있기 때문이다. 詩. 한상경
기쁨 꽃한번씩 욕심을 버리고미움을 버리고노여움을 버릴 때마다그래 그래 고개 끄덕이며순한 눈길로 내 마음에 피어나는 기쁨 꽃, 맑은 꽃한번씩 좋은 생각하고좋은 말하고좋은 일할 때마다그래 그래 환히 웃으며고마움의 꽃술 달고내 마음 안에 피어나는 기쁨 꽃, 밝은 꽃한결같은 정성으로기쁨꽃 피워내며기쁘게 살아야지사랑으로 가꾸어이웃에도 나누어 줄열매도 맺어야지詩. 이해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 백창우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딱새의 고운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 때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딛으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안개처럼, 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 봤으
모든 것은 지나간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시인이 엮은 시집,'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모든 것은 지나간다,이 시가 실려 있다아침,마당을 쓸고 있는데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마당 한켠에 앉아 있던 궁금이가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모든 것은 지나간다나는 알고 있다궁금이와 바람들,나무들이 알고 있는 것을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을
상처를 긁어보셨나요?딱지가 앉기 전에노란 주전자 뚜껑으로 교실 바닥을 문지르는 이상한 아이처럼손가락으로 문질러 피를 보고 아픔을 맛보며조그만 아픔들을 쌓아갈 수 있을까요큰 아픔을 잊기 위해잊을만 하면떠올리고지워질만 하면다시 쓰는자신과의 약속지켜갈 수 있을까요
지금 하라만일 당신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면지금 그것을 하라.오늘은 하늘이 맑고 푸르다고 해도내일은 구름이 낄 수도 있다.어제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지금 그것을 하라.만일 당신에게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지금 그것을 불러라.봄철에 새가 지저귀듯이명랑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라.매일을 노래와 함께 하라.지금 그것을 불러라.지금 그것을 말해주어라.내일은 당신에게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할 수 있을 때 친절을 베풀어라.사랑하는 사람들은 항상 머무르지 않는다. 지금 그것을 말해주어라.만일 당신에게 보여주어야 할 미소가 있다면지금 그것을
문전옥답 [門前玉沓]푸르게 나부끼는오월의 대지[大地] 동네 떠날 갈 듯이밤 새워개골 거리던 개구리어느새날카로운 이를 세우고바퀴 구르는 큰 울음으로무엇을 한탄하며그리 성을 내고 있는가!아낙들의 일손 잃은농부의 희미한 농심가[農心歌]를구리빛 허공속으로산산조각 부셔 뜨리며어린 연두빛 고운 들판을홀로 심고 있는가!아무렇게 쌓여진 돌담에빨알갛게 기어오른넝쿨 장미만이 한가롭게 빼꼼이 얼굴 내밀고 있네햇살 까아맣게 칠한 승용차먼지 구름 꼬리잽싸게 내밀며 유난히 번들거리며바람처럼 무심히 지나가는구나!
이런 사람과 사랑하세요.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사랑하세요.그래야 행여나 당신에게 이별이 찾아와도당신과의 만남을 잊지 않고 기억해 줄 테니까요.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과 사랑을 하세요.그래야 행여나 익숙지 못한 사랑으로당신을 떠나보내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기다림을 아는 이와 사랑을 하세요.그래야 행여나 당신이 방황을 할 때그저 이유없이 당신을 기다려 줄 테니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도종환 -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풍림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이 맑아서 산 그림자를 깊게 안고 있고, 산이 높아서 물을 늘 깊고 푸르게 만들어주듯이 그렇게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과 물이 억지로 섞여 있으려 하지 않고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거기 있지만, 그래서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그렇게
삶이 내게만 허황돼 보일 때, 버겁고 우습게 느껴질 때 중얼거린다. '내가 처음도 아니고 끝도 아니다. 단지 시간은 흐를 뿐이다.' 삶은 무섭도록 반복적이다. 그 반복의 궤도 속에 고스란히 노출된 자신을 느낄 때, 나는 체념하듯 읊조린다. '내가 처음도 아니고 끝도 아니다. 단지 시간은 흐를 뿐이다.' 삶은 덧셈뺄셈만큼이나 간단한 공식으로 이루어졌고 그저 사람들은 그 공식을 응용하며 살 뿐이라고 생각하면 바득바득 살려는 이 모든 노력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내가 처음도 아니고 끝도 아니다. 단지 시간은 흐를 뿐이고, 다들 이렇게
타올라라자유로운 바람에게 물었다언제나 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떠도는 바람이 대답했다'바람처럼 연기처럼 공중에 머물러 있으라'거친 바다에게 물었다위대한 삶의 가르침은 어디에 있느냐고넓게 울려 퍼지는 바다가 대답했다'나처럼 언제나 우렁차게 노래하라'높이 솟은 태양에게 물었다어떻게 하면 새벽의 빛보다 밝을 수 있느냐고태양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그러나 영혼은 그 대답을 들었다'타올라라!'
사막에 홀로 핀 장미눈부시게 잔인한 사월의 오늘 마지막이라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 아닌가 민들레 풀씨는 하얗게 날리고 나는 어느해 겨울 속을 걸어가네 사막의 장미 어째서 너 혼자 피어있는지 만약 네가 슬프다면 이 삶을 떠날 수 있도록 해 줄텐데… 다만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차가운 회색빛 모래 뿐세월의 바람은 날 쓰러뜨리고난 목마름으로 죽어가고 있어나 자신을 찾아방황하고 있네 얼마나 오랫동안 끝없는 아픔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는지 쏟아지는 비는 마음에 흐르고 나는 고통 속에서 그대를 기다리네 돌아갈 수도 돌아갈 곳도 없어 삶은 길을 잃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