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여성연대, 9∼10일 여성정치참여 확대전략 워크샵
도내 10개 시·군 여성단체 및 예비 후보자 “한 목소리”

[현장르포]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와 중선거구제 도입 등 상당한 제도적 변화를 안고 치러질 내년 5월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경기여성연대는 지난 9일,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안산시 보개면 너리굴 문화마을에서 「2006 지방선거, 여성참여 확대 전략 만들기」라는 주제의 워크샵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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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비롯, 안양시, 의정부시, 파주시, 안산시, 가평군, 여주군, 평택시, 용인시, 부천시 등 도내 10개 시·군의 여성단체 및 예비 후보자 등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워크샵에서는 경기지역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형성 등 구체적인 여성정치참여 전략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사례발표와 분임토의 및 종합토론의 시간으로 마련됐다.
첫날 「2006 지방선거,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전략 만들기」라는 주제로 마련된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부대표의 기조발제에 이어 박동순 前안양YWCA 부장, 노민호 前수원자치연대 사무국장, 임주현 안산YWCA 여성과성상담소장, 윤옥경 군포 풀뿌리정치연대 사무국장, 권명애 고양시민회 사무국장 등 사례발표에 나선 각급단체 지도자들은 “여성의 실질적인 사회 참여 영역의 확대와 양성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도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절대적인 시대적 명제”라며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 지역에서는 기자를 비롯, 씨알여성회 곽라분이 소장, 곽경량 사무국장, 소미순 광주시 여성지키미 대표, 조순애 목사, 김채숙 전도사 등 6명이 참석했다.

“2006 지방선거, 거대한 ‘여풍(女風)’을 예고한다”①

“단지 생물학적인 이유만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무조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여성운동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설득력 있는 대안을 가지고 다양한 목소리로써 우리 여성들의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씨알여성회 곽라분이 소장(오른쪽)이 기조발제를 마친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부대표에게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전략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흔히 지방자치는 정치가 아니라 살림이라고들 말합니다. 건강, 환경, 육아, 교육, 복지와 같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을 책임져야 하는 지방의회의 경우 여성들의 경험과 지식이 남성들을 능가하는 더욱 훌륭한 전문성을 발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진해서 후보로 출마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의향이 있든 없든 출마를 서로 권해서 우선적으로 후보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 여성의 정치참여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갚에 대한 기조발제와 실제 안양 및 수원지역에서 행해졌던 유권·후보자 운동사례에 대한 사례발표를 듣고 분임토론에 나선 각급단체 여성지도자들과 예비 후보자들은 「여성의 정치참여확대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며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왼쪽부터)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부대표(기조발제), 박동순 前안양YWCA 부장(안양지역 유권자 운동사례 발표), 노민호 前수원자치연대 사무국장(수원지역 후보자 운동사례 발표)
가장 먼저 기조발제에 나선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부대표는 여성의 정치참여 전략에 대해 “선거에 앞서 가능하면 정당 공천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염두해두고 이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공천을 위해 가장 먼저 여성 네트워크를 구성, 지역별로 여성 후보 리스트를 만들어 당내 압력을 가하는 전략도 함께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선이 되더라도 정당의 여성을 위해 정당과 무관하게 정치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무소속 연대’와 같은 네트워크를 구성, 추진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여성 유권자들의 높은 여성주의 의식도 함께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양의 유권자 운동사례 발표에 나선 박동순 前안양YWCA 부장은 “생활정치를 표방하고 여성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여성을 정치계로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지원이 필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연대를 통한 ▲유권자 교육 ▲여성정치참여확대를 위한 시민운동 ▲선거문화 및 정치풍토 개혁 ▲지역 언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지지운동 ▲정책제안 등의 구체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찍이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고 의정부시에서 의제21 여성위원회 위원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김숙영씨는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반드시 여성의원으로 다시 태어나 개척자로서, 선구자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고 밝히며 “여성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후배양성을 위한 밑바탕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여성을 위한 사업에 일생을 걸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또 안양시에서 여성유권자연맹을 결성, 여성운동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정옥선씨는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많은 여성의원이 배출돼야 이후 후배들이 힘을 받고 정치계에 입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계의 단합과 여성의 인권향상이라는 하나된 목적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구체적인 노력을 계속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여성연대 김은희 자치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경기여성연대 김은희 자치위원장은 “희망이 가득한 광주를 시작으로 ‘여성바람’이 불어 경기전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여성계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최미정 경기여성연대 상임대표의 진행으로 늦은 밤까지 계속된 시·군별 여성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분임토의 및 종합발표시간에는 각 지역이 갖는 특색에 대해 의견공유와 여성 네트워크 구축 방안에 대한 집중 토론이 이어기도 했다.

“수면 위로 떠 오른 ‘여성 밀어주기’ 네트워크 연대 활동”②

   
▲지역별 분임토의에 이어 종합토론에 나선 참가자들.
워크샵 둘째 날인 10일에는 안산, 군포, 고양지역의 후보자 운동 사례발표와 각급단체들이 계획한 구체적인 여성 후보 지지 운동에 대한 분임토의 발표 및 종합토론 시간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모았던 안산지역의 경우, 안산YWCA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여성 후보 발굴 및 지지선언, 여성정책포럼, 유권자 교육, 행사 및 캠페인 등 여성정치참여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은 각 지역이 적극 도입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

임주현 안산YWCA 여성과성상담소장은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안산시 전역 일반시민 6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의 정치 진출이 낮은 이유로 정당 공천 등 제도에 따른 구조가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다”며 “선거는 남성들의 영역이라는 편견과 여성에게 불리한 구조의 시스템 등 개선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이어 “후보자의 자질 가운데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가 성설성과 도덕성을 꼽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동 설문조사에서 여성후보가 남성후보보다 섬세함과 도덕성이 뛰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었다”며 “다시 말하면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갖춰야 할 주요자질을 여성 후보가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역별 분임토의 발표에 나선 각 지역은 지역별 특색에 맞는 여성후보 지원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및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주지역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최예숙 前여성단체협의회장이 여성의 정치참여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 시간 참석자들은 모두 지역정치의 주체로서 여성후보가 앞장서서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여성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광주를 비롯, 거의 모든 지역들은 지방선거 이전까지 ▲여성 네트워크 조직 구성 ▲여성계 화합 결의 ▲유권자 및 후보자 교육을 위한 정책포럼(초청강연) 진행 ▲후보자 초청 토론회 ▲지역별 모의투표 ▲적극적인 언론홍보 ▲후배양성 기금 조성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키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기숙 의정부YWCA 사무총장은 “타 지역에 비해 단체는 얼마 없지만 YWCA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구성에 대해 고민을 해나가겠다”며 “여성 세력을 한데 모으는 일에서 우리 YWCA가 중추적 역할을 다해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근 여주에서 후보 출마를 선언, 여주지역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최예숙 前여성단체협의회장은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소신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당선돼 후배를 양성하고 여성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경기여성연대 유은옥 공동대표가 경기지역에서 탄생하게 될 여성의원들을 위해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기여성연대 유은옥 공동대표는 “여성의 정치참여는 중앙에 비하여 지방의회가 훨씬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내년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이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기 각 지역에서 능력있는 여성자원을 발굴,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번 워크샵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탄생할 여성 후보에 대한 전문가 및 각급단체 지도자 등의 견해가 모두 일치했고, 선거를 통한 여성계의 화합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광주를 비롯, 내년 5. 31 지방선거에서 탄생하게 될 ‘여성의원’을 위해 경기지역 각급단체들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들이 남성 위주의 한국 정치계에 과연 얼마나 거대한 ‘여풍(女風)’을 불게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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