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지문 만들어 운전면허 대량발급

4일 경찰은 법정된 교육시간을 이수하고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검정을 마치면 운전면허기능(장내, 도로주행)시험이 면제되는 등의 제도적인 헛점을 악용한 운전전문학원의 불법운전면허 발급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속성운전면허는 국가시험장의 문제라며 발뺌을 해오던 운전전문학원의 속성운전면허를 발급 실태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운전전문학원 2일속성 운전면허취득 사실로 밝혀져

2종 보통 연습운전면허를 따려면 하루 최대 허용시간인 3시간씩을 수강하더라도 최소 5일, 본 면허까지 취득하려면 최소 10일이 걸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운전학원들이 수강기록을 조작해 하루 이틀만에 연습운전면허를 발급했다고 한다. 이같은 불법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올해부터 지문인식기가 도입됐다.

하지만, 경기도의 한 운전면허 학원은 실리콘 지문으로 출석하지 않은 수강생들이 출석한 것처럼 꾸몄다. 지문인식기에 실리콘 가짜 지문을 입력해 기능, 도로주행 연습시간을 조작한 뒤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발급해 온 운전전문학원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정해진 기능, 도로주행 연습 시간을 이수하지 않고도 이수한 것처럼 속여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대량 발급해 온 혐의로 모 자동차 운전전문학원장 36살 이모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강사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 등은 올해부터 연습시간을 조작할 수 없도록 지문인식기가 도입되자 파라핀을 이용해 실리콘 모형 지문을 만들어 수강을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모형지문을 지문인식기에 등록하는 수법으로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174명의 이수기록을 조작해 면허증을 부정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문인식기가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수강시간마다 동일인의 지문이 등록되는 지만을 인식한다는 허점을 이용해 미리 만든 실리콘 모형 지문을 사용해 이수기록을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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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지문'이 대리 출석(?)…이틀 출석에 면허증 발급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사업가 43살 김모씨는 지난달 1일 서울 강남면허시험장에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치르고 나오던 중빠른 시간에 면허를 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한 사람을 만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씨가 따라간 곳은 경기도 외곽의 한 운전전문학원.

이곳에서 김씨는 두 시간만 교육을 받은 뒤 기능시험에 합격했다. 주행시험 또한 단 하루만 교육받은 뒤 최종 면허를 발급받았다. 단 이틀 동안 교육을 받고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셈이다. 운전전문학원 측이 교육시간을 임의로 조작해줬기 때문에 가능했고 운전전문학원이 교육시간을 조작한 방법은 간단했다.

김씨의 지문 대신 실리콘으로 학원강사들의 지문 모형을 만들어 등록한 뒤김씨가 출석한 것으로 법정 교육시간을 조작한 것이다.

올해부터 자동차 운전전문학원 운영지침이 바뀌면서 의무적으로 설치된 지문인식기의 허점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로 지문인식기는 수강생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당시 지문과 일치하는지 여부만 판독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수법으로 운전면허를 발급해 준 경기도 포천의 모 운전학원장 36살 이모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운전자에게 면허가 발급되도록 한 범죄가 만연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경부터 운전면허발급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해 온 녹색자동차문화교실의 관계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운전전문학원이 국가운전면허시험을 사실상 대행하고 있는 등, 기형적이고 파행적인 제도운영에서 비롯되고 있는 불법 속성운전면허 발급실태를 개선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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