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me-틀 없는 틀’ 주제로 내년 2월 27일까지
-설치작으로 ‘장소와 공간’ 올해 마지막 기획 전시

천대광, Frame-틀 없는 틀, 2021, wood, 18x13.1x5.9m
천대광, Frame-틀 없는 틀, 2021, wood, 18x13.1x5.9m

초월읍 대쌍령리에 위치한 닻미술관은 오는 11월 13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조각·설치·건축적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해 온 천대광 작가의 ‘Frame-틀 없는 틀’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장소와 공간’이라는 큰 틀 안에서 기획된 올해 3가지 전시 중 마지막 전시로, 점과 선이 이어져 구성되는 면이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틀로서 존재의 열린 의미 구조를 담아낸다.

이는 예술의 존재 형태와 의미를 제한하여 규정하는 순간 다시 빠져나가는 경계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 방식에서 출발한 예술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끊임없는 생태적 변주를 꾀하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안과 밖을 가르는 유동적 경계로서의 ‘틀‘은 우리들의 기억을 시공간의 원형적 순환구조 안에서 환기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천 작가는 닻미술관 안과 밖 전체를 조망하며 그 경계의 지점에서 여러 시점(視點)을 탐색한 후, 공간이 주는 감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신을 최대한 낮춘다. 그는 “내가 만들고 싶은 모양은 내가 고안하기 이전에 이미 거기에 있었고, 내가 손에 든 재료의 탄성 안에 이미 들어 있었다. 나는 공간이 가르쳐 주는 대로 작업하고 재료가 인도하는 대로 못질한다”고 말한다.

홀로 텅 빈 곳에서 주어진 상황과 재료에 자신을 열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 즉흥적인 리듬을 탄다. 머릿속에 전체 밑그림을 그려놓고, 거미줄 치듯 감지해 놓은 공간의 어느 한 지점에서부터 목재만으로 구조물을 지어 나간다.

순간순간 작가의 느낌에 따라 즉흥적으로 엮어지는 개체들은 얽히고설켜 시간이 더해가면서 모양새를 드러낸다. 뒤틀리는 구조물은 ‘ㄷ’자 모양의 순환 공간과의 동선에 따라 넓힘과 좁힘의 굴곡이 이어져 마치 협곡을 연상하게 한다.

천 작가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독일 뮌스터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이후, 2007년 마이크와 디억 뢰버트에게서 마이스터쉴러 과정을 거쳐 현재 양평에 거주해 작업을 하고 있다.

조각, 설치, 건축적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해 온 천 작가는 예술적 개입과 실천이 실현되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고찰과 탐구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전시공간의 물리적, 공간적, 건축적 특성이나 전시공간이 위치한 장소의 지형적, 지질학적, 자연적 환경, 때로는 그 장소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 접속하면서 장소특정적(site-specific)인 작업 방식과 전략을 취한다.

여기서 전시공간이란 갤러리나 미술관 등의 소위 미술 제도적 공간과 공원과 같은 야외 장소나 공공적 공간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으로 인해 매 전시마다 새로운 전시공간과 장소에 대한 고찰과 탐구에 기반하여 제작된 구조물 ▲반딧불의 집(2007) ▲뒤틀린 공간(2008) ▲격자무늬터널(2009) ▲메신저(2009) ▲어두운 기억들(2011) ▲건축적 설치(2011) ▲잃어버린 지평선-샹그릴라(2012) ▲RPVC(2013) ▲집우집주(2021)는 그 자체로 관객이 이동하며 체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작품과 관객, 전시공간, 주변 환경과 구조물, 안과 밖을 적극적으로 매개하며, 전시공간(건축적 공간) 자체와 주변 환경을 일상적인 지각 방식과는 전혀 다르고 새롭게 지각하고 경험하게 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설치미술가 천대광 작가가 목재를 사용하여 직조해내는 틀은 쉽게 정의할 수도, 안주할 수도 없는 어떤 감각과 본능의 공간에 가깝다”며 “닻미술관에 설치된 ‘틀 없는 틀’에 잠시 머물러 각자의 생의 공간을 환기하며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닻미술관은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4에 위치해 있으며, 개관일은 수~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월·화요일 휴무)이다. 전시회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798-2581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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