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지우병원 박준석 신경외과 병원장

경기도에 거주하는 B(남·51)씨는 몇주전부터 걸을 때마다 허리 통증과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근육통 정도로만 여겼지만 통증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며칠 전부터는 허리를 똑바로 펴는 것도 어려워지자 결국 신경외과 병원에 내원하여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 영상) 촬영 후 판독 결과 요추 4·5번 사이의 척추관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척추관은 뇌에서 팔다리까지 연결되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와 퇴행성 변화로 척추 주변 인대가 두껍고 단단하게 변형이 되면서 이로 인해 척추관 부위의 신경, 혈관 등을 압박하게 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척추관협착증’ 질환이라고 한다.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은 현대인들이 가장 빈번하게 겪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주로 50~60대 사이에 자주 발병하는 퇴행성 질환이며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와 증상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기 전에는 허리 디스크로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의 주요 증상을 비교하자면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앉아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하고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오래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또 추간판 탈출증은 가만히 서있을 때보다 걸을 때 통증이 덜하며 한쪽 다리 당김 증상이 심하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B 씨처럼 오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며 대부분 양쪽 다리가 모두 저리고 허벅지, 엉덩이 부근의 뜨거운 열감도 함께 느껴진다. 증상을 계속해서 방치하게 되면 걸을 때뿐만이 아니라 서 있을 때도 통증 때문에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치료과정은 개개인의 병변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설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을 오랜 시간 방치하여 악화된 경우 또는 보존적 치료 이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비수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시술 치료로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매우 악화된 협착증 말기 상태라면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B씨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악화된 말기 상태는 아니었기에 카테터를 척추의 병변 부위에 접근시킨 뒤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면서 눌린 신경을 완화시키고 주변의 유착을 박리시켜주는 신경유착박리술 치료를 받았다. 시술 치료는 흉터가 거의 없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골다공증 환자들에게도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하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수영 등을 통해 허리근력을 꾸준히 강화시키고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자주 풀어주도록 한다. 또한 과도한 비만은 척추 주변 근육을 약화시켜 퇴행성 변화를 촉진할 수 있으니 식단 조절 역시 꾸준히 신경 써야 한다.

척추질환은 방치한다고 쉽게 개선되는 부위가 아닌 만큼 목, 허리 통증, 다리 저림 증상 등 평소와 다른 통증이 느껴진다면 빠른 시일에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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