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장성석 동원대학교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장성석 동원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장성석 동원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COVID-19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 나라들에게 새로운 긴장과 각오를 던져 주는 등 모든 나라의 복지와 의료수준, 국가의 보건의료 대처 능력과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까지도 했다.

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나라가 코로나 대응의 취약함이 드러나는 반면 우리나라의 대응과 K방역은 나름대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우수한 대응은 인터넷 강국으로 우수한 정보통신을 활용한 대응 시스템과 정부의 발 빠른 정보공개와 대처, 의료진의 희생 그리고 국민들의 성원과 참여가 힘을 발휘한 결과로 여겨진다.

하지만 코로나 종식은 멀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제2·3의 코로나가 올수 있다는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2013년 진주의료원이 폐쇄되고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 사태를 겪다보니 더욱 공공의료기관의 확충이 절실해진다.

우리나라에서 공공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K방역이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이 없다. OECD 평균 공공의료기관은 65.5%, 병상수 비율은 90%에 달한다. 반면 2019년 기준 한국의 공공의료기관은 약5~6%정도이고 병상 수도 전체 병상의 10%에 불과하여 우리나라 공공의료 규모는 OECD 평균의 10분의 1 수준으로 부끄러운 실정이다. 또한, 각 시도별 병상비율도 시도별 격차가 매우 크다. 필자가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시도 인구 40만에 이르고 있지만 공공의료기관은 전무한 상태이다.

지난해 국립의료원에서 조사한 국민인식조사에서 의료서비스를 공적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 22.2%에서 67.4%로 높아진 것으로 볼 때 전 국민이 의료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공공의료의 확충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공공의료가 계속 취약한 상태로 지속 된다면 지역간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이로 인하여 민간이 의료공급을 주도 하는 상황이 계속 될 것이다. 또한, 대도시로 의료자원이 집중되어 상급병원 몰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일차의료의 역할이 부족해지고 의료전달체계까지 흔들릴 수 있으며 국민의 의료이용권에 대한 불평등, 불균형이 가중될 수 있다.

지역간 불균형은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나 중증질환, 응급상황의 대처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수익성이 낮은 분만, 응급서비스, 외상 등에 대한 의료공급이 부족해지는 등 삶의 질에 대한 격차도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재난 수준의 코로나와 같은 사태에 대응하고 취약계층의 치료를 위함은 물론 민간의료를 선도 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확충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전달체계의 개편 및 구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공공의료기관은 민간의료기관의 모델이 되어 환자에게 의료서비스의 질적, 비용적으로 적절한 양질의 표준 의료를 제공하고 지역간의 공공의료의 차이를 해소할 것이다. 또한, 재난이나 재해 또는 응급상황 발생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미래지향적으로는 새로운 건강보험 정책의 도입을 위한 각종 시범기관으로의 역할과 의약품개발, 장비의 개발, 활용 정책수행 및 테스트를 위한 역할까지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병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다고 본다. 한때 병상이 부족하여 다른 용도의 수련 시설을 병상으로 활용하는 사태를 보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의료계 종사자로서 매우 부끄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운영비용과 투자비용이 필요한 공공의료기관 설립은 침체되어있는 경기 상황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이야 말로 사회적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 정부도 문재인 케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하여 공공병원 확충을 통하여 건강보험 보장성도 확대하고 공공병원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문재인 케어가 성공적으로 완성되고 의료기관의 경영도 건강보험제도상의 수입으로 경영이 될 수 있도록 원가에 기반한 수가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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