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이색 거리] 1980년대부터 곤지바위 중심으로 형성된 거리
뽀얀 국물과 쫄깃한 고기로 맛 또한 일품(一品)

시민들에게 ‘곤지암’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곤지바위 △소머리국밥 △곤지암도자공원 △정신병원 △리조트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중 ‘소머리국밥’은 곤지암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수십년간 곤지암에서 소머리국밥을 판매하고 있는 업주들을 만나 과거 곤지암소머리국밥 거리와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가마솥에 고아 영양가 높은 최고의 국밥

소는 강함 힘을 가진 동물이며, 과거 농경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축이었다. 또, 쇠고기는 오래 전부터 우리 식생활에 이용해 왔으며, 소의 살코기 이외에도 내장, 족, 꼬리, 선지, 머리 등과 더불어 피까지도 모두 먹을 수 있도록 음식 솜씨가 발달했다.

이중에서도 소머리뼈를 가져다 무쇠 가마솥에 고아서 밥을 말아 낸 요리가 소머리국밥이다. 사골과 소머리를 넣고 푹 고아 뽀얗게 우러난 곰국은 영양 면에서 단백질, 지방, 칼슘, 철, 인의 용출량이 많아 영양가가 높고, 맛이 담백해서 부담스럽지 않다.

곤지암 소머리국밥은 한우 사골을 고아 만든 뜨거운 국물에 머리고기를 썰어 밥을 말아 먹는 곤지암 대표 음식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갈 때 곤지암을 지나면서 먹었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으며, 1980년대부터 곤지바위를 중심으로 소머리국밥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점차 늘어나면서 거리가 형성됐다.

특히, 이 거리에 파는 소머리국밥들은 집집마다 비법으로 특유의 노린내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갖가지 재료를 넣고 끓여 감칠맛을 더했으며, 어느덧 곤지암하면 ‘소머리국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여러 악재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거리

이렇게 20~30여년간 큰 인기를 끌었던 소머리국밥 거리에도 2000년대 후반 광우병이라는 악재로 인해 큰 변화가 찾아왔다. 이로 인해 매출이 하락된 업주들은 생업에 힘겨워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소머리국밥이 형성됐던 거리에 리모델링 및 재건축 등이 진행되면서 기존에 영업하던 업주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예전에 형성된 거리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20여개가 넘는 음식점들은 점차 줄어 2021년 현재에는 곤지암읍 일대에 8개 음식점만이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고 곤지암 소머리국밥이라는 명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국적으로 ‘곤지암 소머리국밥’이라는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음식점들은 늘어나고 있으며 이곳 곤지암에 소머리국밥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수십년간 소머리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소머리국밥의 명성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소머리국밥 맛을 잊지 못하고 멀리서 오는 손님들도 많다”며 “다들 음식을 먹고 나서 ‘역시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말을 들으면 곤지암을 대표하는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아직도 각종 인터넷이나 SNS을 통해서 우리지역 맛의 우수성을 접할 수 있다”며 “이제는 곤지암을 대표하는 ‘곤지암 소머리국밥’이 다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머리국밥’ 곤지암 대표 음식 자리 잡아야

곤지암읍은 광주시 13개 읍·면·동중 지역경제가 침체화 된 지역 중 하나로 인구수 또한 점차 감소되고 있다. 이에 곤지암을 알릴 수 있는 ‘소머리국밥’을 다시 활성화시켜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최근 음식문화거리 활성화의 일환으로 곤지암 역세권개발사업 등으로 침체되고 있는 구시가지 상권인 ‘곤지암 소머리국밥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으며, 먼저 곤지암읍 주요 도로 및 인도 주변 전신주 및 가로등에 무분별하게 붙어있는 벽보를 일제히 제거하고 곤지암 소머리국밥 거리 홍보 시트를 부착했다.

과거에도 소머리국밥 거리를 활성화하자는 계획들은 많이 있었으나 커다란 성과는 없는 채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곤지암 소머리국밥을 널리 알리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곤지암 소머리국밥집이 밀집돼 있던 지역은 현재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며, 광주시와 정치권, 상인들이 하나되어 ‘소머리’를 주제로 한 콘텐츠나 축제를 개발하는 등 부단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인들 또한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지난 요즘 곤지암을 방문하게 된다면 소머리 수육과 함께 따뜻한 소머리국밥 한그릇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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