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이색 거리] 경안안길 250m 구간 구제점포 속속 입점

 

구제의류의 대명사인 서울 동대문구 동묘 구제시장이 있다면 경기도 광주에는 경안동 ‘구제거리’가 있다. 지난 2010년부터 구제 점포가 하나 하나 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5여곳이 줄지어 입점하는 등 지금은 ‘구제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안시장 정문 맞은편 골목길에서 광주성당까지 이어지는 경안안길 250m 구간내 구제 점포 상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장 종류부터 분위기까지 각양각색

구제(舊製)란 중고 의류 및 이불, 가방 등을 세탁·수선·리폼하여 싸게 파는 것을 말하며, 현재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구제 물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안동 구제거리의 큰 장점이 있다면 매장 종류부터 분위기까지 각양각색이라는 점이다. 당초에는 주로 옷이나 신발 등이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이불이나 커텐, 가방, 지갑, 장갑, 악세사리까지 판매하는 점포도 생겨났다.

과거에는 인근 주택가 주민들만 이용해왔다면 지금은 입소문으로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구제 마니아들도 주말마다 방문할 정도다. 이는 광주의 중심지이었던 이곳이 특색을 갖춘 ‘구제거리’로 변화된 것이다.

발품으로 시작해 끝나는 판매구조

이곳을 방문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물건들을 구매할 기회가 종종 찾아온다. 발품으로 시작해 발품으로 끝나는 판매구조는 구제 물품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점포마다 가격 및 제품의 특징도 다르고 대부분 원가보다 9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발품을 부지런히 파는 소비자들이 있다면 뜻하지 않게 득템(?)할 수 있다. 특히 폐업한 회사의 물건이나 유명 브랜드 중 좋은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때는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물론 소비자들만 발품을 파는 것은 아니다. 점포주들도 이른 아침부터 좋은 물건을 갖고 오기 위해 전국을 돌며 동분서주한 하루를 보낸다. 그렇다보니 가격도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수십만원(명품)에 이르는 듯 점포마다 각각 개성에 맞는 물건들이 진열돼 있어 소비자들 눈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광주지역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평일에는 외국인들과 지역민들이 주 고객층이라면 주말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고객들로 인해 점포주들은 요일별로 타깃에 맞춰 판매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광주내 특색있는 거리 조성 기대

이 일대 점포주들은 십수년간 유지되어 온 경안동 ‘구제거리’가 광주내 특색있는 거리로 조성 및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점포 운영 6년차인 점포주는 “구제 점포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어느덧 25여개 점포들이 입주돼 있으며 일부 점포주들끼리 정보 공유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인 조직화를 고려하고 있다”며 “이곳이 광주내 특색있는 거리로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매주 이곳을 찾는 시민 양모씨도 “과거에 특색있던 거리들은 현재 경제 침체 및 지역 변화로 인해 유명무실(有名無實)한 상태”라며 “현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거리들과 관련된 사람들과 지자체가 하나되어 광주내 명품(名品) 거리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늘자 이 일대 환경정화 및 인근 도로 정비에도 신경쓰고 있으며, 경안동 구제거리라 광주내 특색 있는 거리로 조성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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