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추, 시청 항의 방문...19일 시장 면담키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미소추)가 최근 ‘평화의 소녀상’ 제작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나 설치할 장소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미소추는 당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오는 3월 1일 경기광주역 광장에 설치하기로 했으나 최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불허로, 광주시청 앞 광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광주시에서도 시청 광장에 주차장 조성 등으로 부지제공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떠돌이 신세가 될 위기에 놓인 것.

미소추 회원 20여명은 지난 18일 오전 시청을 방문해 시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신동헌 시장의 외부일정으로 만나지 못했다. 이들은 2시간여동안 시장실 앞에서 대기했으며, 다음날인 19일 오후 2시 30분 신 시장과 면담하기로 확답을 받고 자리를 떠났다.

미소추가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최근 미소추가 소녀상 제작에 필요한 재원을 달성하고, 소녀상 제작도 마무리 단계에 놓여 있다”며 “나눔의 집이 있는 광주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광주시청 광장에 소녀상을 건립하고자 시와 수차례 논의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 시장은 민선7기 시장 후보 당시 진행됐던 토론회에서 소녀상 건립에 협조하기로 약속한 바 있었는데 시청 광장부지가 주차장 조성계획이라며 부지제공을 불허했다”며 “설사 주차장이 조성된다 해도 주차장 외 부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허입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소녀상에 대한 시장의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는 소녀상 설치부지로 퇴촌면 정지리 생태습지공원을 추천했으나 미소추는 도심과 떨어져 있어 접근하기가 어렵고, 나눔의 집이 인근에 있어 설치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소추는 소녀상 제작·설치비 4,000만원의 모금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27일 조각 전문가인 이모 작가와 소녀상 제작 및 설치에 따른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2월 말까지 제작을 완료한 후 소녀상을 설치할 계획으로, 입장문에 대해 20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입장문 원본은 다음과 같다.

경기광주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평화의 소녀상추진위원회 입장문

“신동헌 시장님은 평화의소녀상과 추진위원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신동헌 시장님은 평화의소녀상이 광주시청에 세워질 수 있도록 협조해주십시오”

신동헌 광주시장님. 지금까지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이하 미소추)는 시민들의 평화와 인권의 열망을 담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일본정부에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미래세대에게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교육하고자 평화의소녀상 건립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800여명에 이르는 시민추진위원과 시민사회단체의 자발적인 참여, 그리고 어린이와 노인 등 전세대를 아우르는 광주시민들이 십시일반 한 50여 차례가 넘는 거리모금으로 소녀상제작에 필요한 재원을 달성하고 이제 소녀상 제작이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주시민들의 열망을 담아 평화의소녀상은 독립1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인 올해 3월1일에 광주시민들과 함께 제막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소추는 나눔의집이 있는 광주의 상징성과 다양한 요건을 고려하여 광주시청 광장에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하고자 지금까지 광주시와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신동헌 시장님은 광주시청에 평화의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허입장을 밝히면서 아울러 소녀상건립운동과 미소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신 점에 대해 미소추 구성원들은 큰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미소추는 입장문을 통해 신동헌 시장님의 평화의소녀상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주실 것과 아울러 광주시청부지 협조를 재 촉구하고자 합니다.

첫째, 신동헌 시장님은 지난 민선7기 시장선거 후보당시 진행됐던 토론회에서 평화의소녀상 건립에 협조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신동헌 시장님은 현재 미소추가 요청한 시청광장부지가 주차장 조성계획이라며 부지제공을 불허하였습니다. 우리 미소추는 주차장조성이 계획단계에 지나지 않고 설사 주차장이 조성된다 해도 얼마든지 주차장 외의 부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허입장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시장님의 부지협조에 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둘째, 신동헌 시장님은 미소추 집행위원과의 면담에서 소녀상이 광주시청에 세워질 경우 시장이 ‘빨갱이’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류보편의 인권을 바로 세우려는 평화의소녀상에 대해 이런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하신 이유에 대해 신 시장님의 해명을 요구합니다.

셋째, 신동헌 시장님은 소녀상을 흠집내는 일부 극소수의 인사와 소녀상단체를 언급하며 “양쪽의 단체가 논란중이니 어느 한편에 서기 어렵다. 그래서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기계적 중립 취지로 소녀상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광주에 소녀상이 이미 세 개나 있다. 미소추가 어른들이 들어와 싸움터가 됐다”는 등 소녀상과 미소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발언을 통해 드러내신 바 있습니다.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온 평화의소녀상을 발목잡는 일부 인사의 주장에 시장님이 동조하는 것인지 시장님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위의 내용에 대해 오는 2월 20일까지 답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광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