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을 위해선 긍정적 경제심리(經濟心理)가 선행되어야

지난 9일 한은(韓銀)은 민간소비가 지난 해 2.4분기부터 올 해 2.4분기까지 연속 5분기동안 연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연속된 전년 동기 대비 민간소비의 감소는 외환 위기 때 연속 4분기의 감소보다 더한 상황이다. 감소율자체는 외환위기 때처럼 크지 않으나,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물가불안이란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내수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조선,자동차등 일부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폭은 200-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같은 내수와 수출의 괴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괴리 나아가 부익부 빈익빈을 격화시켜 안 그래도 외환위기 이후 무너지는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층의 확대재편을 강화해 나가는 원인자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수지 흑자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다소의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원유공급라인 및 미 본토에 대한 대대적 테러기획이라는 불안과 우려가 대두되면서 다시 40불/배럴을 넘나들고 있어 올 하반기 각종 공공요금인상과 함께 물가상승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지역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일 발표된 한은 경기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도내 7월 업황 BSI가 제조업의 경우 80(전월 79), 비제조업의 경우 77(전월 79)로 여전히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하반기는 미국의 대선이 예정되어 있어, 통상 선거전에 재선을 노리는 집권자의 선거전(選擧前) 경기호황이 따르는 것이 일반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과 같지 않을 전망이다.
11월3일 대선 일을 테러위협 때문에 연기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등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큰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불확실성은 당연히 미국과 긴밀한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제상황은 경제주체인 정부,기업,가계간 경제의 근본 틀인 신뢰성과 도덕성 등 경제를 떠받치는 기본 불문율에 균열이 생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정치사회적으로 우리 앞에 불어 닥친 보혁(保革)논쟁으로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어지면서 우리 경제 또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강한 충격이 있었던 외환위기는 오히려 분명한 목적이 전 국민적으로 설정되어 힘을 모을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내부적인 갈등이 지루하게 만연되면서 미치는 경기침체는 뚜렷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암(癌)처럼 사실상 더욱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경제는 무엇보다 심리(心理)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이 있으면 경기는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희망을 제시하는 것은 위정자들의 책무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희망을 안겨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위기는 어려운 시기에 함께 노래할 희망가가 지금 없다는 것이다. 의식이 높아진 국민의 정서에 걸 맞는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대~한민국”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국면이다.

박해권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치고 (주)천하제일사료 구매부에 입사하여 해외원자재 선물거래 딜러로 활동하였다. 이후 '삐삐콜'이라는 무선호출안내장치를 개발하여 새로운 개념의 광고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주)아드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공동체문화 창조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주)광주뉴스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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