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 최윤행 노동당 광주당협 위원장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사는 게 달라지고 그것을 누리는 것 또한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장되는 체제이다. 사람마다의 능력에 차이에 따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나누어지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사회이며, 상황에 따라선 누구나 그 지위가 바뀔 수도 있는 사회다.

그래서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성공할 수만은 없는 사회다.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지만 성공하면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실패하면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복지)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먹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심화될수록 사회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해지고 먹을 것이 넘쳐 비만인 사람도 있지만 굶어죽는 사람도 생기는 모순된 현상마저 벌어진다. UN 식량농업기구에선 1999년 전 세계 인구 중 8억명이 넘는 숫자가 만성 영양실조라는 보고가 있었다. 그리고 지구 전체의 농업생산력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세계인구의 2배 수준인 12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 생산된다고 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현실인가.

이런 복잡하고 권위 있는 수치들을 모른 체하더라도 우리 주변엔 먹을 것이 많기도 하다. 비록 그것을 다 사먹을 순 없다 해도 예전에 비하면 실로 먹을 게 넘치고 넘치는 사회가 된 것 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엔 여전히 밥을 거르고 내일의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 중 거의 절반이 빈곤에 해당한다는 건 새삼스럽지도 않은 뉴스에 불과할 정도이다. 여전히 결식아동은 존재하고 날로 늘어나는 실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빅맥 하나도 못 사먹는 최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자본주의에서 경쟁은 필수이고 성공과 실패는 공존한다. 필연적으로 빈부격차는 발생하지만 그래도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건 경쟁이 아닌 자기 것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선량한 마음들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푸드뱅크, 그것은 우리 사회가 넘치는 탐욕을 작으나마 선량함으로 치환할 수 양심의 시작이다. 제 먹을 것을 나누어 이웃에게 베푼다는 것만큼 아름답고 인간다운 것이 있을까. 비록 그것이 산해진미는 아닐지라도, 남아서 버리게 되어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빈곤의 어르신과 결식아동, 저소득층에겐 그들의 무거운 삶의 무게를 1g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런 작은 실천이 이 사회를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한 것이다.

광주시는 다른 시에 비해 소득이 많지 않은 지역이다. 그래서 많은 복지를 실천하기도 어렵단다. 푸드뱅크도 대부분 민간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이에 뜻을 둔 분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며 필요한 인원과 경비마저 충당하고 있다. 시에서는 마땅히 그 비용을 부담해야함에도 일부만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예산을 삭감해 버리고 말았다. 시의원들이 보기엔 남은 음식 몇가지 받아가는게 그리도 못마땅하였나보다. 아니면 예산편성이 내 맘에 안 들면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렇다면 한 가지 건의 드리고 싶다. 그 음식 받아 가시는 분들만큼만 드시고 의정활동 하시라고.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하시라. 장발장에게 빵을 주진 못하더라도 그 빵을 주는 손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 작은 빵조각이 나중에 사회를 밝힐 큰 인물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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