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소개> 광주문화원 편집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이 가깝다.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고 할 정도로 식물의 기운이 왕성하다. 그래서 청명에는 무엇을 심어도 잘 산다.

청명에는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킨 다음 임금이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과 360고을 수령에게 나누어주고, 수령들은 한식에 다시 백성에게 나누어주는 풍속이 있었다. 백성들은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자연 찬 음식을 먹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한식이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 ‘청명’ 다음날이 ‘한식’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농가에서는 청명부터 봄갈이가 시작된다.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다. 청명과 한식이 하루사이이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한식은 ‘개자추’라는 춘추전국시대의 선비가 진나라 문공을 19년 동안이나 모셨으나 봉록을 받지 못하자 산에 들어가 숨어살았는데, 문공이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그를 나오게 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으나 나오지 않고 타 죽었다. 이를 가엾게 여겨 그때부터 그 날에 불 사용을 금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한식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한식에는 조상 산소에 제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이날은 제사도 제사지만 산소를 돌보는 일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떼를 입힌다든지, 나무를 심는다든지, 이장을 하는 등 산소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추석과 함께 성묘행렬이 길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농가에서는 이날을 기해 밭에 씨를 뿌린다.

이외에도 3월 세시 풍속으로 지역에 따라 화전이나 탕평채, 수란, 과하주 등을 만들어 먹는데 소국주(小麴酒), 두견주(杜鵑酒), 도화주(桃花酒), 송순주(松筍酒) 등이 이 때 담가 먹던 술이다.

서울에서는 소풍의 일종인 화류(花柳)라는 놀이가 있었는데, 이 화류(花柳)는 삼짇날 처음 돋은 풀을 밟는 ‘답청’에서 유래되었다. 이 날 어린 처녀들은 풀을 뜯어 쪽머리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그것에 붙인 다음 붉은 치마를 입히고 ‘각시’라 불렀다. 이것을 각시놀이라고 한다.

청명은 이래저래 만물이 생육을 위해 새롭게 출발하는 절기이니 새해 들어 계획했던 일들을 다시 한 번 다잡는 시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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