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향평준화"란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17대총선이후 민노당의 약진과 소위 20-80으로 대표되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내수경기 장기침체로 가속화되면서, 보수 기득권층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경고성 멘트이다.

노정권과 약진한 민노당이 주도하면 한국의 정체성이 좀더 좌향좌로 치우칠 것이라는 우려속에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론자들은 대중적 포퓰리즘에 영합한 현정부가 지나친 분배를 강조하다보면 한국은 남미처럼 모두가 거덜나 못사는 "하향평준화"된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일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성장의 원동력을 경쟁력에 초점을 둔다면 평등과 분배를 강조하는 것이 경쟁력을 해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얘기다. 천박하고 저급한 경쟁위주의 자본주의 폐해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지난 세월 그 같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결과를 보라

세계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자본으로 패권 화된 열강은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제3세계에서 온갖 불평등과 불균형을 조장하면서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 지금 이라크에서 석유확보를 위한 더러운 전쟁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 역시 97년 거대자본의 음모가 배태된 투기성 헤지펀드(hedge fund)의 아시아 공략 속에 IMF환란을 겪고 강제 개방되어 외국자본에 반값에 바겐세일 당하지 않았는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었고 경기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남발이라는 극약처방이 구사되면서 다수의 중산층과 서민의 몰락을 가져왔던 것이다. 결국 대다수 없는 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던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이제 외인(外人)이 완전 정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순진한 아마추어인 개미들은 이제 거의 죽어 그 자취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 이상 뜯어낼 개미가 없어진 한국시장에서 외인들은 대거 Bye Korea를 고할 수 도 있다. 한마디로 외인의 자본에 철저히 종속되어 버린 것이다.

잘사는 것을 마다할 그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진부하고 천박한  "자본주의""경쟁주의""성장주의"는 갈등과 분노를 증폭시켜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고도의 집적된 정보화시대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과거 소수가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우리 곁을 빠르게 지나쳐 가고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상생의 건전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틀을 짜야한다.

앞으로 수 백년 아니 수 천년을 함께 할 새로운 시스템을 갖기 위해 오늘의 우리는 마음을 비워야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선 하향평준화가 아니라 하향 곤두박질이라도 관계없을 것이다.

박해권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치고 (주)천하제일사료 구매부에 입사하여 해외원자재 선물거래 딜러로 활동하였다. 이후 '삐삐콜'이라는 무선호출안내장치를 개발하여 새로운 개념의 광고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주)아드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공동체문화 창조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주)광주뉴스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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