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소개> 광주문화원 편집부

음력 1월 15일인 정월 대보름은 우리 민족 고유 명절 중의 하나이다. 옛날 조상들은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겼다. 특히 보름날 밤에는 둥근 달을 보며 더욱 흥겨워했다. 그래서 일 년 중에서도 첫 번째 찾아오는 정월 보름을 더욱 소중히 여겨서 ‘대보름’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의 유래

정월의 절일로는 설과 대보름이 있다. 태고적 풍속은 정월대보름을 설처럼 여기기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 시세기)에 의하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놓고 밤을 새운다는 기록이 보인다. 한 편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부터 정월 대보름을 8대 축일의 하나로 중요하게 여겼다.

또한 일본에서도 대보름을 소명월(小正月)이라 하여 신년의 기점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정월 대보름날을 신년으로 삼았던 오랜 역법의 잔존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정월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대 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월대보름의 세시풍속

우리나라 전통사회의 농가에서는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농민들은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한다. 또 다양한 제사의식과 점치기와 놀이가 행해진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에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마을제사(동제:洞祭)를 지낸다.
대보름날 아침 일찍 날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의 견과류(단단한 껍데기와 깍정이에 싸여 한 개의 씨만 들어있는 열매)를 깨물면서 ‘일 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원하며, 깨물 때 ‘딱’하는 소리에 잡귀가 물러간다고 생각한 ‘부럼깨기’를 했다.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하여 연에다 ‘액(厄)’자 하나를 쓰기도 하고 ‘송액(送厄:액을 날려 보낸다)’나 ‘송액영복(送厄迎福:액을 날리고, 복을 맞는다), 신액소멸(身厄消滅:병과 액을 물리친다)’이라고 써서 얼레에 감겨있던 실을 모두 풀거나 끊어서 멀리 날려 보낸다.

◆쥐불놀이/쥐불놓이(서화희:鼠火戱)

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上子日)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는 세시풍속의 한 가지이다. 이날은 마을마다 아이들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망월이야’하고 외치면서 밭두렁과 논두렁, 마른 잔디에 불을 놓는다. 불은 사방에서 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이것을 쥐불놀이 또는 쥐불놓이라 한다.

이 쥐불놀이는 함경도에서부터 전라도에까지 온 나라에서 즐기는 풍속이다. 구멍을 뚫은 깡통에 철사 끈을 달아 불쏘시개(특히 광솔: 송진이 엉겨서 생긴 소나무 가지의 공이)를 넣고 윙윙 소리 내어 돌리는 놀이도 한다.

◆정월대보름의 점치기

초저녁에 뒷동산에 올라가서 달맞이를 하는데 맞는 달의 모양, 크기,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또 대보름날 밤에 달집태우기를 하는데,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 위에 쌓아 놓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른다.

달집태우기는 어른들의 불놀이이다. 이 달집은 달이 막 떠오르는 순간에 불을 붙여 태워야 하는데 달집에 먼저 불을 붙이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린다. 맨 먼저 달집에 불을 지르면 총각들은 장가를 가고 득남을 한다고 믿었다. 달집 불에 콩을 볶아 먹기도 했는데 그러면 한 해 동안 이를 앓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달집의 불이 활활 잘 타고 연기가 많이 날수록 마을이 태평하고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지신밟기, 다리밟기(답교:踏橋)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고, 축원도 한다. 정월 대보름날 밤 다리를 밟으면 1년 동안 다리병이 없고, 열 두 다리를 밟아 지나가면 열 두 달의 액을 면한다고 믿었다. 다리를 많이 지나갈수록 좋다고 해서 성안에 있는 모든 다리를 밟고 지나갔는데 이것을 ‘다름밟기’라고 한다고 했다.

◆ 대보름의 시절음식과 나물

오곡, 즉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을 섞어 밥을 지어 먹는다. 대보름엔 아홉 가지 나물에 아홉 번 밥을 먹고 나무 아홉 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집 이상의 성이 다른 사람 집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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