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국당 이재욱 시인

남은 하나는
아내 몫으로 남겨 둬야지
한적하고 평화로운 용수1리 전원마을 산자락에는 국당 이재욱 시인의 서예와 시작들이 있는 개인 전시관인 시(詩)동산이 있다. 자연을 담아 함께 조성된 시동산은 각 지역 시인들이 매년 방문하는 등 문인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 있다. 광주에서 태어나 초월우체국장과 제2대 광주문인협회장을 역임해온 이재욱(76)시인을 만나봤다.

이재욱 시인은 어릴때부터 천착해 온 전통 서예에도 일가를 이루는 등 남다른 서예와 시작에 관심을 보였다.

1936년 3월 19일 초월읍 용수리에서 태어나 향리에서 초중등 교육을 마치고 상경해 동도공고를 졸업한 이 시인은 군 복무 후인 1968년 1월 18일 초월우체국장을 시작으로 공직에 첫 발을 내딛었다.

60년대 당시 국가 경제가 미약했던 시절에 우정사업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초월지역에 우편시설을 설치, 체신업무를 위탁처리하면서 지역민들의 편익증진에 힘써왔다.

또 35년간의 공직생활을 하며 직원들과 함께 언제나 내집 같은 편안하고 아늑한 우체국을 만들어 고객에 대한 친절한 응대를 위한 동기부여를 주는 국장으로 소문이 자자했으며 1974년 국민생명보험모집 전국 최우수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3년 3월 정년퇴임 전부터 서예와 시작에 관심을 보이면서 2001년 월간 순수문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는 등 2002년 세계서예대전에 입상했다.

또 공직생활 중 취미로 용수1리에 지형지물 등을 이용해 조경 등을 꾸미면서 공직자를 마친 후인 2004년에는 용수리 67-40번지에 시동산을 건립했다.

   
명인들의 시를 담은 비석들과 함께 2층 건물에 자신의 시와 서예 작품, 각종 골동품들을 전시해놓은 시동산은 순수문학이나 시대와 현대문학 문인들로부터 입소문이 나 전시회나 시 낭송회를 가지는 등 현재는 아이들의 학습체험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이재욱 시인은 “제2의 인생을 자연과 함께 시인으로 시와 서예를 하며 한평생을 살고 싶어 건립하게 됐다”며 “이렇게 문인들에게 소문이 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방문객들을 위해 1박 2일동안 복잡한 세상을 벗어 던지고 자연과 함께 쉬다 갈수 있도록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매년 늘어나는 방문객들로 인해 관리가 어려워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방문객들이 하루 쉬다 가면 관리인도 고용할 수도 없는 상황에 혼자 매일 정리하다보니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며 “현재 많은 분들의 의견을 통해 전시관으로 운영해 지원받는 방향들도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10여년간 자연과 함께 시인으로 살아오며 제2대 광주문인협회장과 광주문화원 이사, 한국순수문학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0년 광주예술인들 중 최고의 예술대상을 수상했으며, 문학활동으로 ‘바다물이 날 에워싸고’와 ‘가을이 타는 강’이라는 시집을 2집까지 출간하는 등 현재 자필을 담은 시집 3권을 준비 중이다.

‘행복은 마음 속에 있다’는 좌우명과 ‘승자는 아침을 깨고 패자는 아침을 기다린다’는 인생철학을 가지고 있는 이 시인은 지금도 부인 오영희 여사와 4명의 자녀들과 함께 매일 자연 속에서 시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시동산 전시관 766-2205)

 

사랑의 꽃  

                                        국당 이재욱

詩동산 앞뜰양지에
동양화 한폭 그려졌고

정 이품 못 미치는
나무 몇 그루지만

명인들의 詩비 옆
겸허히 나의 詩도 어울렸네

거기에 키 작은 패랭이꽃 심었으니

올봄은 해맞이 꽃을 심을까
달맞이꽃을 심을 까

차라리 사랑의 꽃을 심어
꽃 하나는 어머님 시비 앞에 바치고

남은 하나는
아내 몫으로 남겨 둬야지

저작권자 © 광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