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운식

국화꽃 향기 설움에 둥지를 잃은 어미 새처럼 갈 곳을 찾지 못해 힘 빠진 날개를 허우적거리며 지난 날 가버린 그리움에 목 메여 웁니다. 그토록 열망했던 지역주의타파도, 그토록 사랑했던 민주주의도 한줌의 재로 날리 우고 이를 비웃듯 향(香)은 하늘 높이 사라집니다.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만만한 대통령 우리의 곁에서 형처럼 웃어넘기던 권위라고는 눈꼽만큼도 내세우지 않던 당신은 정말 바보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별이 총총히 빛나는 밤 무주에서 님을 만났습니다. 초가을의 정취와 쑥대밭으로 드리워진 무주의 정상에는 녹슨 리프트가 덩그러이 놓여있고, 산중의 한기가 몸을 엄습할 때 몰려드는 사람들의 열기에 그저 놀랄 뿐 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노사모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리고 그곳에서 모든 편견을 버리고 가능성과 희망을 보았습니다.

당대의 최고의 정치가 가 아닌 해양수산부 장관을 막 끝내고 야인으로 돌아온 노무현 이었습니다. 감동으로 이어지는 명연설 이 땅의 평등과 사람 사는 세상을 외치고 사자후를 토해내며 5천년 역사의 절박하고 무능했던 민초의 가슴에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환희를 맛보게 하였습니다.

임운식(광주시 민주당 지역위원회 부위원장)
 이제껏 보지 못했던 의기와 기상 희망의 원천은 지금도 가슴깊이 아로 새겨져있으며 가슴속까지 서늘해지는 느낌 잊을 수 없습니다.  풍찬노숙의 깊은 설움에도 굽히지 않는 소신과 굴절되지 않고 올바르게 투영된 빛으로  21세기 새벽을 여는 대통령으로서 깊은 인상과 감동 끝없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깊은 인간애  그 박애의 정신과 국가의 민족의 안위와 장래를 위해  한없이 낮추고 낮추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대통령에 당선 되셨습니다. 금권과 권력 관권으로 얼룩진 세기적 병폐인 선거법을 뿌리 뽑아 이 나라 정치의 병폐를 단절 시키려 소신을 다하였습니다.

 그립습니다. 오늘밤이 지나면 님은 이 세상 사람과 영원히 이별합니다. 떨리는 심정으로 첫날 빈소를 찾았고, 둘쨋 날은 너무 화가 나서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장면 값이 없어 십시일반 주머니를 털고 한기 속에 노란목도리를 서로 걸어주며 용기를 내어 달려온 그 날의 기억에 다시 힘을 내봅니다.

무슨 위로의 말이 필요합니까? 그들과 아름답던  추억들을 잠시나 회상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멀어질 님의 모습은 죽는 날까지 잔영으로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고뇌하는 대통령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역사의 수레바퀴를 민중에 의해서 돌아가게 했던 순수의 마음과 열정과 사랑에 다시금 목이 메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 나라의 정의는 살아있고 민초들의 가슴속에는 그 어린 시절 화롯불처럼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위선과 편견 그리고 오만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이 민족의 혼은 또다시 살아나 세계를 향한 용트림이 시발이 될 것입니다. 슬픔만 가지고 가서는 더 이상 안 됩니다. 님께서 만들어 놓은 역사인식은 새로운 세대에게 큰 꿈과 희망으로 아름답게 승화되리라 믿습니다. 노란리본에 묻어난 사랑의 마음들 십시일반으로 모은 국화꽃 그리고 생명의 원천인 물 한 방울의 의미를 이 순간 다시 되새겨야 합니다. 그리고 민초들이 쏟아낸 방울방울 눈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님이시여! 우리는 이제 울 힘도 없습니다. 어제 그제 흘린 눈물이 마르고 그 땅위에 새로운 미래의 희망도 함께 심어야 합니다. 한 낮의 작열하는 태양도, 무심히 흐르는 물도, 세월과 역사 앞에 잊혀지고 멀어지더라도 봉화산의 넋은 이 나라 이 민족의 찬란한 번영과 희망의 수호신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임운식(광주시 민주당 지역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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