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지역 학교운영위원 80명 강원도 선진학교 방문

위명숙 사무국장 사회와 조수아 부회장의 수고로 5월 27일 제3회 광주교육청 주관 광주하남 학교운영위원 연수에 참여하게 되었다. 고노무현 전대통령의 빈소를 지키는 문제로 전혀 시간을 낼 수 없었음에도, 한 달 전 공식적으로 확인한 일정이고 교육위원으로서 책무감에 무거운 마음을 뒤로 하고 최종참석을 묻는 전화에 ‘예’라고 답했다. 2007년 인천지역, 2008년 서울지역을 다녀온 이후  좀더 멀리 시야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강원도 소재 학교 현장방문 일정은 다소 버겁게 느껴졌다. 그러나, 오월의 사랑스러운 날씨와 버스를 놓친 이 2% 부족한 인간을 태워주시기 위해 택시를 타고 여주휴게소까지 찾아와 주신 어느 운영위원님의 열정으로 좋은 기대를 갖고 출발했다.

임종성 도의원(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처음 도착하여 방문한 학교는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에 위치한 봉래중학교였다. 전교생 5학급 108명으로 이루어진 이 학교는 전체학생의 64%가 기초생활수급자 및 결손가정으로 열악한 주변 교육환경까지 보태어져 영월군 관내 11개중학교 중 성적이 최하위권 학교였다. 계속되는 인근학교로의 학생유출에 따른 위기상황을 인지하고 특화되고 경쟁력있는 방과후학교라는 대안을 정립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나감으로써 학생들의 불우한 가정환경과 열악한 교육인프라를 극복해 낸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었다.

능력있는 외부강사의 학습컨설팅 연결, 군장병을 활용한 멘토링 제도, 무료저녁식사 제공, 지정좌석제를 실시하는 공부방에서 자기주도학습, 군에서 제공하는 수업 후 택시를 이용한 안전한 귀가 등은 봉래중학교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의 예이다.

곤드레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영월에서 평창으로 출발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출발과 함께 눈을 감고 깊은 사색에 잠기신 운영위원님도 계시고 또 봉래중학교에 대해 의견을 나누시며 토론하는 모습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출발 15분이 지나면서 울퉁불퉁한 길에 차멀미가 시작되었다.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나는 이상호장학사와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여 멀미를 하는 운영위원과 자리를 바꾸어 앉았다.

 한 시간 반쯤 지나 도착한 평창군 봉평면 면온초등학교는 서로 소통에 문제가 있어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리신 평창교육장님의 원망섞인(?) 잔소리와 푸근한 웃음이 우리를 송구하게 만들었다.  산골벽지학교로 4-5년 전 폐교위기를 넘어 전국(특히 경기도)에서 찾아온 학생, 학부모로 인해 현재는 90여 명의 학생수를 유지하고 있는 이 학교는 교사, 학부모, 지역독지가 네트워킹을 통한 18가지 무료 방과후 교육인프라를 구축하여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의 삼고초려로 얻어진 부근 민족사관고 학생들의 학업 멘토링은 학생들에게 단순히 학업만이 아닌 희망, 인성, ‘마음의 높이’를 두루 발전시키게 하는 이상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형과 오빠의 생생한 입시준비 및 비전은 우리 어린 학생들에게 무척이나 현실감있는 도전을 주고 있어서 대단히 부러운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두 학교 모두 학교 규모가 표준 이하의 소규모라는 점과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물적, 인적 지원이 전제되어야만 구성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광주 본인들의 학교에 직접 벤치마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여러 운영위원님들의 말씀은 깊은 공감과 함께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초ㆍ중ㆍ고의 특성상 어느 정도 분리된 연수를 추진해달라는 의견과 학교관리자인 교장ㆍ교감선생님들의 연수참여 유도에 관한 의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월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꿈노트’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주별, 월별, 1년 후, 10년 후를 설계할 수 있는 비전창조 프로그램으로 초ㆍ중ㆍ고를 막론하고 당장 적용해봄직한 신선한 재료로 나름대로 작은 수확을 거둔 것 아니냐는 대화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오고갔다.

방과후 교육의 명품학교인 봉래중학교, 면온초등학교를 방문하며 새삼 느낀 감동은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생생하고 완전하게 만드는 모든 선생님들의 열정에 대한 존경과 감사였다. 또 이 모든 성과를 가능케 한 것은 학교일을 내 일처럼 도와주시는 운영위원 및 여러 학부모님들의 끊임없는 지원과 관심이었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은 송구함과 함께 새삼 학교운영위원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우리 개개인의 역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몇몇 프로그램들을 꼭 우리학교에 소개시켜 보리라 생각하며 두 학교의 발전과 내년에 있을 다른 연수프로그램을 기대해본다.

임종성 도의원(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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