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의 광주생각>

제주에 아라중학교(학생1,287명/교장 진영부)는 대한민국 친환경급식 선두학교로 일컬어지는 친환경급식명문학교다. 농림수산식품부 주최 제4회 친환경농업대상 친환경학교급식부문에서 최우수학교 수상경력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2003년에 이미 ‘초록빛농장’이 만들어져 운영되었고 이게 발판이 되어 2004년 제주시 친환경급식 시범학교로 선정되었다. 이때만 해도 도내 친환경급식학교는 전무한 실정이었는데 2005년 지자체의 도움으로 전면적인 친환경학교급식이 시작되면서 참여 학교 수는 10%로 늘어났고 올해는 90%, 내년엔 제주도 내 100% 학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동헌( 농촌정보문화센터 소장 /011-720-8636)
처음엔 엄두도 못 냈다고 한다. 친환경급식의 의미가 생소했던 시절이었고 학교조차도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친환경급식은 돈이 많이 든다는 예산에 대한 오해와 조례 등 제도의 뒷받침도 전무했었다. 이를 극복하게 된 계기는 학부모가 주축이 되어 2003년에 만들어진 학교 텃밭 ‘초록빛농장’이었다. 이 텃밭에서 학생, 학부모, 선생님이 직접 땀을 흘리며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친환경급식에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당시 학부모이자 학교운영위원이면서 친환경급식추진위원회를 제안하였던 진희종 씨는 이렇게 당시를 회상한다. “학부모들이 먼저 목소리를 높였지요. 아파트에는 생각보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또한 어렵게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지역농부들도 많이 보았고요. 도농상생의 길을 찾았을 수밖에 없었지요.” 

지난 달 4월23일 아라중학교 친환경급식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차조밥에 북어포무국, 미트볼조림, 부로콜리초고추장, 열무김치, 감귤쥬스가 점심메뉴다. 열량은 832.7칼로리. 이날 학생들은 쌀과 찹쌀, 차조 그리고 일부 양념류만 빼고는 모두 신선한 제주산 친환경농산물 재료로 공급받았다. 거의가 24km 제주인근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다. 신선한 재료 때문일까? 반찬 하나하나에는 모두 힘이 들어가 있는 듯했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찬 하나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어 치우는 모습에서 친환경급식에 대한 좋은 느낌을 더할 수 있게 됐다. 김지원 영양교사는 “학생들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지자체의 지원과 학부모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관심 때문에 친환경급식이 가능하다”고했다.

   
농촌정보문화센터는 지난해부터 서울경기에 소재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학부모, 영양사를 대상으로 친환경급식확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급식현장을 돌면서 친환경급식의 중요성을 직접 눈으로 각인시키면서 자라나는 미래세대에 신토불이 지산지소(地産地消) 마인드를 적극 권하고 추천한다. 참여하겠다는 학교도 서서히 늘고 있다. 미미하긴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도 올해 89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하여 친환경농산물 70% 예산지원을 약속했다.

가정에달 5월을 보내며 생각해 보았다. 항상 걸리는 게 급식비였다. 아라중학교의 급식비는 2,280원, 운영비를 제하고 나면 순수 급식비는 2천원에도 채 못 미친다. 여타 학교도 비슷한 상황. 요즘 살인적 물가를 생각해 볼 때 과연 이 비용으로 친환경급식이 가능할까 의구심마저 든다. 아이스콘 하나 가격도 1,500원이다. 김밥 한 줄도 2천원인 것을 감안하면 2,280원이라는 급식비는 일반농산물급식이라도 부족할 듯하다. 아무리 힘든 세상이라도 자라나는 미래세대의 먹을거리는 비슷하게(?)라도 챙겨주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지자체와 학부모의 관심이 절대적이다.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챙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동헌( 농촌정보문화센터 소장 /011-720-8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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