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바바 하리다스) 어느 날 문득 내 옆에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주위를 한번 둘러보아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얼마나 많은 기도들이 당신을 위해 올려지고 있는지……. 당신이 무심히 지나쳐온 바로 그곳,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당신을 향한 배려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배려다.

미스터 위 34살의 입사 7년만에 차장으로 승진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젝트 1팀이라는 실적이 부진하여 사내에서 곧 정리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승리의 도취감도 잠시 그동안 총괄기획실에서 차가울 정도로 매몰차게 일 해온 결과에 하위급팀에 차장으로 발령은 난감하게 만들었다.

매사 타부서의 단점을 붙들고 늘어져 보통 애를 먹은게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잘되었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었고 회사를 그만두려는 그를 팀원들은 마음을 열며 다가섰다. 집에서도 냉정하고 차갑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가장으로 아내와 어린 딸이 친정으로 가버린지도 오래다. 위차장은 자기는 일밖에 모르고 가족을 위해 일한다고 하였지만 자기만 아는 그런 부류였다.

아내에게조차도 마음을 잃어버린 일중독 내지는 자기영달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사람이었다. 다행히 회사의 상급부서인 총괄기획실에서 인정을 받아 초단기 승진을 하였다. 잠시 생각에 머문다. 아내가 한 이야기들이 귓전에 들려온다. “지금까지 살면서 뼈저리게 후회하는 게 딱 두 가지야. 그게 뭔지 알아? 첫 번째는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난 거고, 두 번째는 당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한 거야. 당신 마음속에는 당신 혼자 밖에 없잖아.” 두 달 전, 아내는 가방을 꾸리면서 말했다. 담담한 어조였다. 놀랍게도 딸아이는 울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기대마져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아이가 울면서 자신에게 매달릴 줄 알았던 것이다. 둘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타부서 직원들에게서는 “좋은 자리에 있으면 우리 입장도 헤아려줘야 하는 거 아냐? 어떻게 네 생각만 하냐? 우리는 바보라서 이렇게 사는 줄 알아? 세상일이 내가 말하는 것처럼 두부 자르듯 되면 얼마나 좋겠어. 어쩌면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냐? 너 같은 냉혈동물은 처음 봤다.” 아무도 미스터위 편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작던 크던 한직장내에서는 시기와 질투 함께하려는 사람과 독불장군으로 나서는 사람들로 나눠져 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현대의 직장생활이다.

회사의 임원이며 ‘인도자’라는 멘토를 만나면서 성공의 키워드를 하나하나 배우게 된다. 실패의 원인 중에서 자신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敗莫大於不自知) 인(仁) 이라는 글자는 ‘사람 인(人)’ 변에 ‘두 이(二)’가 결합 된 것이다. 사람이 둘만 모여도 서로를 위해 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곧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씨라는 것이다. 그렇게 위하는 마음이 바로 인(仁)이다. 두 달의 시간이 주어진 140억의 목표 시간은 수주액의 반도 못 채운 채 지나고 있었다.

더욱이 같은 회사의 2팀의 방해공작으로 더욱이 힘들어져가고 있었다. 위차장을 비롯해 상하직원들이 맨투맨작전으로 발주팀 직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한다. 이때 위차장은 수주의 업무도 중요하지만 인간적 접근이라는 새로운 덕목도 배우게 된다. 거래회사 상무님의 모친상에서 직접 상가일을 도우며 밤을 지새웠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라는 자괴감도 느꼈지만 거래처의 직원과 부서장들의 170장이 넘는 명함을 받아보며 세상은 책상에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로 뛰며 배우는 것이 진실이라는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집을 떠났던 아내와의 진솔함의 만남 딸을 위한 여행을 통하여 가족의 중요성이 무엇인지 깨달아 간다.

그렇게 힘들었던 목표도 5억을 남겼다. 마지막만 잘하면 40억짜리도 수주가 된다는 기대감에 젖는다. 마지막 날 그렇게 고대하던 목표액 140억원의 그이상이 실현되었고 두 달 동안 함께 해주었던 동료들의 고마움에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의 인간적 신뢰 서로의 배려, 보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정리, 해체팀에서 당당히 살아난 비결은 팀워크였다. 그냥 차 한 잔이 아니라 평소에 각 직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일일이 차종류별로 나누는 센스도 터득했다. 멀어졌던 아내와 딸이 돌아왔다 아내가 끓여진 구수한 된장찌개와 천진스럽게 자고 있는 딸을 보며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힘차게 출근하는 자신과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었던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배려의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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