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어떤 말이든지 만 번 이상 되풀이 하면 반드시 미래에 그 일은 이루어진다”는 인디언의 금언이 있다. 그만큼 말도 반복하면 틀림없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디언들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되고 안 되고는 문제가 아니다. “잘 된다. 잘 된다”고 하면 정말로 잘 된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말이다. 말은 인생을 그르칠 수도, 찬란하게 꽃을 피우게 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특별한 무기다. 어떤 말을 듣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떤 말을 믿느냐에 따라 승부는 물론 행과 불행도 결정된다. 비난은 살상무기요, 칭찬은 육성무기다. 희망의 소리는 희망의 꽃을 피지만, 상처를 주는 말은 무가치한 역사를 만들 뿐이다.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것은 파장을 갖고 있다.
좋은 사람에게서는 좋은 파장이 나오며, 나쁜 사람에게서는 나쁜 파장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물 한잔에도 사랑해, 고마워, 감사해 하는 순간 우리 몸에 유익한 육각수로 변한다고 한다. 좋은 말에서는 좋은 파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집안에 화초를 키워본 사람들은 어느 집에는 화초가 잘 자라고 어느 집에는 키우는 화초마다 죽는 집이 있다. 잘 살펴보면 가족들의 대화 내용 중 거친 말을 자주하는 집의 화초가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초역시 사랑해, 잘 자란다 등의 대화를 나누면 어느새 기운이 돌고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텃밭농사를 지으면서 채마와 좋은 대화를 나누다보면 남다르게 자라를 모습을 체험하고 있다. 참 신기할 정도로 달라진다. 하물며 자녀를 키우는데는 좋은 학원 좋은 교재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집 자녀가 무탈하게 잘 자라는 것도 늘 좋은 파장을 받는 자녀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다.
어느 대기업의 임원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서 너를 잉태했을 때 현몽을 꾸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늘 좋은 생각과 행동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는 이야기는 좋은 말 파장의 위력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 아동학대의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이루어진다는 신문뉴스를 보았다.
옛날 가난한 집에 아이가 배가 고파 온종일 우는 게 일이었고 부모는 울음을 멎게 하려고 회초리로 매를 때리는 것이 일이었다. 마침 집 앞을 지나던 노스님이 그 광경을 물끄러미 보다가 집으로 들어와 매 맞는 아이에게 넙죽 큰절을 올리자 부모는 놀라 스님에게 연유를 물었다.
“스님 어찌하여 하찮은 아이에게 큰절을 하는 것입니까?” “이 아이는 커서 나중에 정승이 되실 분이니 곱게 귀하게 키우셔야 합니다.” 그 후 이 집안에서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쳤고 부모는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키웠는데 후에 영의정이 되자 부모는 그 스님을 수소문해 찾아가서 큰절을 올리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님은 정말 용하십니다. 스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우리 아이가 정승이 되리라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빙그레 미소를 띠던 노승은 차를 한잔씩 권하며 말을 했다. “이 돌중이 어찌 미래를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하나 있지요. 모든 사물을 귀하게 보면 한없이 귀하지만, 하찮게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법이랍니다. 아이도 정승같이 귀하게 키우면 정승이 되지만 머슴처럼 키우면 머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동화책 같은 이야기지만 그 뜻이 마음에 크게 와 닫는다.
설날 아침 정갈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조상에게 차례도 지내고 웃어른께 세배를 드린다. 세배에는 감사의 마음과 건강의 기원을 담으며, 어른들은 답례로 세뱃돈을 주며 덕담을 해준다. 덕담은 악담의 반대말이다. 숱한 전쟁과 환란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악해질 때로 악해지자 서로에게 하는 말도 악담으로 변질되었다. 악한 말을 주고받으면 더욱 살벌해지고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좋은 파장의 언어를 몸에 배게 하려고 덕담이 생겨났다는 설이 유력하다.
새해 첫 날 덕담 덕분에 넘치는 기쁨을 만끽하고 또 기쁨이 넘치면 일이 잘 풀리게 마련이어서 덕담을 준 사람에게 행운이 되돌아와 덕담은 나눌수록 좋은 것이다. 말은 씨앗이고 새해 첫날 좋은 씨앗을 뿌리는 우리의 풍습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가 지도하는 사람들에게 거울을 하나씩 나눠주고 거울에 비친 사람에게 아침저녁으로 덕담을 하게 했는데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당신은 존귀한 사람입니다.” “당신을 만나 영광입니다.” “점점 얼굴이 좋아지시는군요.” “당신은 재벌입니다.” 누구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학교에서는 국어를 가르치지만 말씨는 가정에서 가르친다. 아침에 부부간에 첫말씨에 아이들의 심성과 가정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왕비가 되느냐 빨래하고 밥이나 하는 사람으로 전락하느냐 왕비의 남편이 되느냐 마당쇠가 되느냐는 모든 말씨에서 시작된다. 좋은 말 덕담과 칭찬이 오가는 행복이 넘치는 가정 되도록 내가 쓰는 말씨, 우리가정의 말씨를 되돌아 보게 하는 유익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