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관계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라”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관계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한평생 무수한 관계의 늪에서 살아간다. 가족과의 관계, 직장과의 관계, 세상사의 관계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그 모든 관계가 곧 인간의 삶을 이루는 실체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관계의 과정에서 기쁨, 행복, 성공, 만족, 희열을 느끼고 때로는 좌절, 고통, 불만, 실패, 갈등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인생을 성공적으로 산 사람들은 곧 관계에 성공한 것이고, 인생에 실패한 사람들은 관계에 실패한 것이다.

저자는 5남1녀의 시골에서 60년대 너무나 궁색했던 시절을 상기시킨다. 5형제가 기거하던 뒷방은 실미도를 방불케 했단다. 이불 갖고 서로덥겠다고 싸우고, 얻어터지며, 엉키고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하는 것은 전쟁이었고 어둡고 무서운 화장실을 가지 않으려고 요강을 갖고 싸웠던 시절, 무던히도 참아주셨던 부모님 덕분에 형제들의 관계를 자연히 배웠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범했다.

무엇을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신발을 바꿔 신어 불편함을 배웠고 바지를 거꾸로 입어 급한 일을 실수하며 제대로 입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식탁에는 늘 생선 머리만 올라와 원래 몸통이 없는 줄 알았다니 머리 한토막 살도 없는 것을 서로 먹으려고 눈치싸움을 하며 인생을 터득했다. 학교에 갔다 오면 들로 산으로 쏘다니며 먹을 수 있는 것은 따먹고, 캐먹었다. 그러면서 웃고, 울며 그 시절을 보냈다.

몽당연필을 침칠해가며 공책에 썼고, 부족한 학용품에는 잃어버릴까봐 일일이 이름을 썼던 시절 저자는 그런 시절을 보냈다. 그러면서 가족관계, 친구관계, 이웃관계를 스스로 터득하며 살았다. 지금은 어떠한가? 고3수험생이 있다면 그 집안은 일년동안 모든 것이 수험생자녀에게 집중되며 왕 아닌 왕이 집안을 휘몰아간다. 아버지의 권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지 공부만이 전부이며 숨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수험생이 되기까지 그 학생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 고등시절 현대 엄마들이 어떻게 했는가. 모든 것이 짜여져있다. 학교 끝나면 보습학원에 가고 몇시에 태권도체육관에 가야하고,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가야한다. 아침은 어떠한가 입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일일이 챙겨준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엄마의 생각과 스케줄로 꽉 차있다. 남편역시 마찬가지다. 퇴근할 때 당신 무엇, 무엇 사가지고 곧장 집으로 와! 한마디면 그게 법이다. 거슬리면 편할 수가 없다. 이렇게 시작부터 끝이 두부모판처럼 짜여있으니 무슨 관계를 터득하고 배우겠는가. 학용품한가지라도 잃어버리고 오면 혼쭐이 나던 시절이 아니다.

요즘 학교 구석에 보면, 가방 신발주머니 자전거 등등 버려진 물건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찾아줄려면 ‘됐어요’. 새로 사면되니까요. 요즘 이런 시대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엄마가 알아서 다해주는데 유머에 신혼여행가서도 점심을 무엇먹을까하고 엄마한테 전화할 정도라니 무슨관계유지를 하겠는가? 저자는 강조한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가르치라고. 다소 힘들고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내 자신을 스스로 추스르지 못하면 살아가면서 아무관계도 이룰 수 없다고 한다. 때로는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도 알고, 때로는 당당히 자기주장을 펴야할때도 있고, 남에게 양보할 줄도 알고, 나누어 먹을 줄도 아는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

네트워킹 시대의 성공적인 삶은 관계적 사고 능력개발에 달려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조직의 구성원이 될 수밖에 없다. 구성원이 된 후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왕따 당하지 않음은 물론 고립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면서 구성원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기능, 인간관계 기능은 정보화시대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는 최선의 길이다. 그런 기능은 모두가 관계적 사고 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소통과 관계유지를 터득하는 가족교재로 손색이 없는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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