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글은 정신의 쌀이다’ 논술에서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당신의 글에 영혼을 불어넣는 이외수의 글쓰기 비법, 떡을 빚어서 먹는 이들을 배부르게 만들거나 술을 빚어서 취하게 만드는 것은 그대의 자유다. 그러나 어떤 음식을 만들든지 부패시키지 말고 발효키는 일에 유념하라. 부패는 썩는 것이고 발효는 익히는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그대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본문에서) 요즘 글 쓸 일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 사회생활에서 글을 늘 접하고 있으며 최소한 핸드폰 문자를 보낸다던가, 직장에서 보고서, 발표문, 직원들이나 동호회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말, 글과 매일 쓰는 일기역시 문장을 이루며 글로 쓰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공감이 달라진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자기의 뜻을 글로 써보며 연습하는 사람들이 훨씬 다양한 어휘와 내용의 주제를 서술에 맞게 인용할 수 있다. 더욱이 논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글쓰기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흔히들 나는 세줄만 쓰면 쓸게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말을 세줄만 하고 말 것인가? 우리가 글을 쓴다는데 너무나 큰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기위해 단어를 채집하고 어떠한 말을 넣어야 할지 하나하나 챙기다 보면 글이 되고 처음에는 문맥이 맞지 않다고 느껴지지만 여러번 읽고 수정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친근한 글맥이 된다고 본다.
이 책은 글을 쓰는데 필요한 소재를 선택하고 글을 만드는 단어의 장을 찾고, 문장의 기본형식을 배우며 자기 글을 쓰는 창작에 대해서도 매우 쉽게 접근하고 있다. 더 나아가 명상의 장을 이룰 수 있는 글속에서 사색을 느낄 수 있도록 매우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아무리 초보자라 할지라도 이 책을 서너번 읽고 나면 말과 글이 일취월장하는 교본서가 되리라 믿는다. 글을 쓰려면 속성을 파악해야 하는데 겉(속성)을 파악하는 형이하학적 단계를 초월하여 속(본성)을 파악하는 형이상학적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진리는 현상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본성에 있다. 그러나 본성을 보려면 특별한 눈이 필요하다. 현상을 보려면 육안과 뇌안만으로 충분하지만 본성을 보려면 심안과 영안이 필요하다. 사안론은 아름다움을 보는 네 가지의 눈을 말한다.
육안(肉眼)은 얼굴에 붙어 있는 눈이고, 뇌안(腦眼)은 두뇌에 들어 있는 눈이며, 심안(心眼)은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는 눈이고, 영안(靈眼)은 영혼 속에 간직되어 있는 눈이다. 사과에 비유해서 본다면 육안만을 가진자는 그것이 둥글고 빨간색이거나 초록색이며 주먹만한 정도만 알 수 있으며, 뇌안을 가진사람은 그것이 사과나무에서 열리며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뉴턴으로 하여금 만유인력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사실정도, 심안을 가진자는 사과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한 알의 사과 속에서 시를 끄집어내거나 음악을 끄집어내며 그림으로 나타내며 사과에 대한 아름다움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한다.
영안을 가진 자는 한알의 사과 속에서 우주의 본성이 들어 있음을 깨닫는다. 우주의 본성이 사과에게도 있고 내게도 있고 신에게도 있음을 깨닫는다. 신의 본질과 우주의 본질과 사과의 본질과 나의 본질이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영안을 가진 자는 온 세상에 하찮은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만물이 진실로 가치있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비로소 진실한 사랑을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경우도 아름답지 않은 것에게 사랑을 느끼는 법이 없다.
그러나 어떤 눈으로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 육안과 뇌안으로 볼 때는 추악했던 것이 심안과 영안으로 보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아니다 사실을 그대로 말해버리자. 심안과 영안으로 볼 때 추악한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랑은 아름다음으로부터 출발한다. 육안이나 뇌안으로 판단하는 아름다움은 현상에 근거하며 시간에 따라 변질되거나 퇴락한다. 하지만 심안이나 영안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은 본성에 근거하며 아무리 시간이 경과해도 변질되거나 퇴락하지 않는다.
수많은 선각자들이 공부의 근본은 마음에 있고, 생각이 끊어진 자리에 도가 있다고 설파했다. 그러나 생각과 마음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 책에는 문장의 한맥을 이루는데 얼마나 깊이 있는가를 더욱 느끼게 하며 한문장, 한문장을 이어가는 글을 영글어가게 하는 보물들이 가득담겨있다. 창작이나 큰글은 아니더라도 가족, 친구, 동료에게 보내는 사랑의 문장으로 문자를 보내는 마음의 감동을 사로잡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