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의 광주생각>
“자화자찬에 빠졌군!”하면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섭섭한 소리도 때론 발전에 보탬 작용이고 사랑의 약이 된다. 광주시장이 벽두부터 광을 반짝반짝 냈다. 자화자찬이다. 구두 광내듯이~경인년 신년사를 통해서다. 정말 그렇게 광을 낼만한 업적을 이뤄냈을까? 내놓은 2009년 10대 성과물을 살펴보았다. 시장은 첫 번째 성과물로 2009년 광주시청사 건립을 뽑아냈다. “시민과 함께하는 친환경청사를 건립하여 고품격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시민과 함께’ ‘친환경청사’ 그리고 ‘고품격행정서비스’...? 글쎄다. 뭘 의미하는지는 알겠지만 과연 그럴까? 시장입장에서야 당연히 뽐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청사건립은 조용히 넘겼어야 할 성과물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다. 언론에서는 피해갔지만 우리입장에서는 비효율 호화청사다. 한치 앞을 감안치 않고 밀어 붙인 성과물이다. 산 중턱에 세워진 비시민적 청사다. 신청사를 보고 과연 광주시민 중 몇 명이나 자부심을 느끼면서 “어 정말 잘 했다”하고 함께 동의해 줄까?
가장 큰 실수는 위치의 문제였다. 위치의 실수는 비효율 비시민의 함수관계다. 미래(?)전철노선은 당시에도 양벌 뜰을 지나갔다. 시청사는 교통근접이 우선 좋아야 시민의 접근 효율이 높다. 물론 전철노선도 잘못됐지만 말이다. 시민 누구도 시청사를 찾으려면 택시타고 버스타고 한참 걸어 올라야 한다. 시민접근 효율성이 낮은데 ‘고품격행정서비스’는 시작부터 빗나갔다. 하물며 광주의 변두리에서의 접근은 ‘자가용 없이는 불갗다. 지난 해 그렇게 멀쩡한 보도를 뜯고 예산을 써서 자전거 길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산악자전거가 아닌 일반 자전거로도 시청사까지 올라가기란 그리 쉽지 않다.
건립 전 언젠가 시청사 위치의 잘못을 지적한바가 있다. “서울시청사를 도봉산 중턱에 지을 수 있겠는갚라고 일침 했다. 아무리 용인시청사와 성남시청사가 호화청사라고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지만 난 그래도 긍정적으로 이해한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미래지향적 믿음 때문이다. 성남시청사는 미래지향적이다. 위치가 제대로 박혔다. 분당과 판교와 성남을 아우르는 중앙에 정 위치하여 언제라도 시민접근성이 용이하다. 앞으로 행정구역통합으로 성남시청사가 그 역할을 한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다. 경안천 가까이에 오포읍 양벌 앞뜰 중앙에 광주시청사가 들어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만의 생각일까? 호화청사는 다듬으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위치의 문제는 비효율의 극치요 뜯기가 거의 불능이다.
신년사는 또한 “시의 오랜 숙원사업인 시외버스터미널의 완공”을 주요성과로 들었다. ‘오랜 숙원사업’이라는 수식어에 오히려 마음이 상한다. 광주시민들이 터미널 없어서 어디를 못 가나? 터미널 만들 예산으로 울퉁불퉁 아스팔트길이라도 잘 정비할 일이다. 수십 년 방치되어 흉기가 된 광주 옛 시장터를 하루 속히 재개발 할 일이다. 광주시 시외버스터미널은 이미 시대에 밀려 없어진 기능이라고 보면 옳은 답이다. 남들이 터미널~ 터미널 하니까 ‘이마트’를 붙여서 숙원 사업이 됐을 뿐이고 오히려 경안상권만 불리하게 교란 시켰을 뿐이다.
한번 가보라. 누구든지. 자신 있으면! 터미널이 터미널의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자화자찬은 누구나 인정할 때 해야 동의를 하고 시민이 즐거워한다. 세금이 쓰였다면 안타까울 뿐, 오죽하면 이마트가 차지한 버스터미널이 시청사 자리라는 비아냔 소리가 그치질 않을까? 시민 상당수는 시청사자리는 호텔이나 종합병원이 정작 적지라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혹시 내가 새해부터 ‘오버’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점잖은 칭찬이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일인데, 칭찬은 마다하고 비판만 해댄다. 비판받지 않으려면 비판하지 말라는 성경구절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아니면 모른 체 하거나. 하지만 조그만 동의가 필요하다. 넘치거나 부적절한 칭찬은 독이거나 아부가 되거나 비겁자가 되기 쉽다. 특히 공적인 일에는 적절한 지적이 약이다. 광주시 발전에 플러스요소로 발전할 수도 있다.
지난 연말 송년행사에는 아부에 가까운 ‘넘치는’ 소개사가 많았다. 짜증도 있었고 식상하고 천박하단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2010년 경인년 새해에 곰곰 생각이 필요하다. 칭찬일까 비판일색일까? 아니면 알면서 넘어가기 일까? 물론 칭찬이 우선이겠지만 이젠 그것도 대다수시민의 공적 공감 수준에서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젠 프로다운 칭찬을, 자화자찬도 프로답게 이뤄져야 한다. 그게 성숙한 광주시발전에 도움이 된다.
도시농업포럼대표 신 동 헌(2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