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작가 전시
-7월 4일까지 미술관 2·4전시실서 개최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류주현·정윤영 작가 개인전을 마련, 지난 12일부터 7월 4일까지 미술관 2·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류주현 작가의 ‘정오의 꼴(a noon scene)’ 개인전

류주현 작가의 ‘정오의 꼴(a noon scene)’ 개인전은 회화·설치 장르로, 류 작가는 스스로 경험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공간에 많은 관심을 갖고 그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그림 속 공간은 작가 본인이 서 있는 곳에서 시작되어 위에서 아래의 시선, 혹은 한 부분을 조망하는 시점으로 포착된다.

류주현 작가의 ‘정오의 꼴(a noon scene)’ 개인전
류주현 작가의 ‘정오의 꼴(a noon scene)’ 개인전

이렇게 바라보는 공간은 작가의 삶에 결부된 여러 가지 서사와 개념, 이미지 등이 복합적으로 해석되어 작품으로 탄생한다. 전시장의 작품은 공간의 부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거나 해체되어 흩어지기도 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다가간다.

류주현 작가의 시선과 경험 등이 집적된 ‘공간’은 평면과 입체의 형식 두가지로 동시에 보여진다. 평면 회화 작품은 점토를 만나 도자기로 구워져 입체가 되었고 그것이 다시 평면으로 재조합되면서 실제하는 공간을 바라보고 느낀 이미지를 구체화하여 보여준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view)에 새로운 시각(time) 요소가 활용되었다. 공간을 해석하는 작가의 시각(view)은 그가 경험한 삶의 이야기의 총체이다. 시각(time)은 때의 개념으로써 특정한 시간에 공간을 비추는 빛의 존재를 포착하게 한 새로운 요소이다. 특히 정오에 집중하여 형상을 만드는 새로운 재료로써 시간을 받아들인다.

작가는 이렇게 만들어진 형상(形相, 꼴)을 ‘정오의 꼴’(정오의 모양)이라 말한다. 정오의 눈부신 빛이 공간을 비추고 뒤에 드리운 그림자는 공간의 존재를 증명하며 정오의 꼴을 완벽히 갖추어 간다. 정오라는 시간의 개념에 어떤 형상(形相, 꼴)이 있다고 상상한 작가의 새로운 시선에 전시장의 작품과 함께 공감할 기회가 될 것이다.

정윤영 작가의 ‘미완의 단면들(Incompleted Parts)’ 개인전

정윤영 작가의 ‘미완의 단면들(Incompleted Parts)’ 개인전은 회화 장르로, 정 작가는 삶과 삶을 돌보는 태도에 대한 관심에서 작업의 영감을 얻는다. 애초에 삶이란 불완전하다. 완벽을 꿈꾸나 역설적이게도 늘 완전치 못하다. 하지만 미완의 모습도 삶의 한 단면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은 다른 문을 열어준다. 

정윤영 작가의 ‘미완의 단면들(Incompleted Parts)’ 개인전
정윤영 작가의 ‘미완의 단면들(Incompleted Parts)’ 개인전

작가는 생과 사의 고비를 겪으며 삶을 관조하는 또 다른 문을 연 듯하다. 삶이란 얼핏 완전한 형식과 형태를 갖춘 것 같지만 정작 삶 자체를 본질적으로 들여다보면 생명 하나하나가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고 아쉬워하는 미완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며 완성시켜야 할 삶의 태도이자 중요한 덕목이다. 비록 가시적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불완전한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흐트러진 듯 자유로운 붓 터치와 뭉개진 색감은 미완 그 자체를 담고 있다. 하지만 묘하게도 미완(未完)의 인상보다 생동감과 따뜻함이 먼저 다가온다.

고난을 이겨내고 더 높은 차원에 들어선 작가의 말은 물질적 현상에서 실체가 없는 것도 아니며, 실체가 있는 것도 아닌 그 자체가 공(空)이며 색(色)인 불가의 개념처럼 이어진다. 미완으로 보이는 작업들은 실은 삶과 생명이 한순간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흔적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아직 정돈되지 않은 모호한 대상들, 그리고 순응과 저항 사이의 미묘한 상태를 담아내고, 그리다 만 것 같은 미숙한 표현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생명의 흔적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스스로 작품을 정의한다.

하지만 작가는 알고 있을까. 정돈되지 않았다고는 하나 그는 사실 치밀하게 설계된 생명 하나하나가 끊임없이 생(生)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며, 미숙한 표현은 그 생의 순간적 움직임을 포착해낸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종래에는 그 생동하는 기운까지 담아낼 수 있음을 작가는 알고 있을까. 그렇기에 앞으로의 작업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영은미술관은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모든 전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개방 중이며, 온라인 전시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전시장 입장시 마스크를 필히 착용해 주시고, 체온 측정에 협조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영은미술관 학예팀(761-0137)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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