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산 작가(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6일까지 허산 작가 개인전이 영은미술관에서 열렸다. 이에 본 기자는 지난달 31일 전시회에서 불균형의 균형을 탐색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허산 작가를 만나봤다.

허산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의 명문 미대인 런던대 슬레이드예술학교에서 석사과정을 통해 ‘부서진 기둥’과 같이 건축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작품을 선보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허산 예술의 큰 특징은 관람객들이 현대 건축의 구조와 조각이 일체화된 공간에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전시 공간을 이곳저곳 탐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번 작업의 모티브는 공간과 조각과의 관계 탐색과 함께 삶의 ‘균형’이다.

허 작가는 “인간은 모두 불안정한 감정을 조절하려고 노력하지만, 감정의 ‘균형’은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 오히려 인간은 불안과 감정의 불균형을 통해서 각자의 존재를 확인할지 모른다”며 “이번 전시에서 공은 노력(功)을 의미하는 공,‘0’을 의미하는 ‘공’, 구(球)를 의미하는 ‘공’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산 작가, 광주에 오다

20여년간 조각으로 런던대 슬레이드예술학교에서 데뷔한 6년간 프랑스, 독일 등에서 활동하며 2015년도에 한국에 들어와 이천 금호레지던시에서 시작, 강의와 병행하며 작가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와의 인연은 2년전 레지던시를 시작으로 이어져 왔으며 본가는 부산에 있지만 대중교통으로 왕래하며 자전거를 타고 지역내 곳곳을 둘러본다는 것. 

영은미술관의 인연을 시작으로 향후 광주에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징검다리 같은 전시가 되었으면...” 

허산 작가는 기존에 기둥, 벽, 바닥, 환경 자체를 이용한 작업을 많이 해왔지만,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하면서 ‘매너리즘(Mannerism)’ 즉, 본인의 형식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있어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른 지류를 만들어가고자 했다. 

이번 전시가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작업과의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허 작가의 작업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10년간의 작가로써 내면에 쌓아온 공든탑은 무엇인가를 풀어보고 싶었다”며 “작가의 불안정한 삶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태도’의 쌓임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에 “관람객 분들의 삶 속에서는 어떤 공든탑을 쌓아 왔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창궐하는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많은 전시가 취소되며 우리는 문화예술이 가져다 주는 행복을 잃었다. 본 기자에게 허산 작가의 개인전은 전시가뭄에 단비같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점점 악화되는 사태에 시민들의 발걸음은 현장에 닿지 못했다. 

이에 영은미술관은 비대면으로 작가와 전시를 만나볼수 있도록 영상제작물을 통해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뒤로 온라인으로나마 소개됐다. 

허 작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개인적으로 페이스북, 인스타로 활동을 하며 전시를 전해드릴 수 있었다“며 ”기존의 온라인 문화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 한편으로 다행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각의 경우 사진과 영상으로만 전달되는데 있어 한계가 있어 걱정이된다“며 ”온라인 매체를 통해 전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겠다“고 허 작가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허 작가는 ”최근 10여세대 정도의 가족단체 어린이들과 전시관람 및 조각만들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어린나이에 문화예술을 접하고 익숙해지면서 앞으로 관심을 갖게 될 것을 기대할 수 있어 좋았다“며 ”영은미술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지역사회와 같이 활동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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