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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선의 문화칼럼> 광주(廣州)로 가는 길유은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유은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전) 국립국악원 연구실장
전) 국악방송 본부장

나는 서울 토박이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잠깐씩 말고는 서울을 떠나 본 적이 없다. 그동안 서울을 근거지로 삼아 세계 여러 나라 여러 도시로 또 전국으로 참 많이 돌아다녔다. 여성국악실내악단 ‘다스름’의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주로 연주여행을 많이 다녔다. 외교부의 문화사절로 그리고 전국을 순회하는 ‘신나는 예술여행’을 맡아 전국 곳곳을 샅샅이 훑다시피 하였다.

그러고 보니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학교에도 꽤 여러 번 갔던 기억이 난다. 그중 분원초등학교에서는 국악한마당(KBS 1TV) 녹화를 함께 했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이하늬씨가 특별 MC를 맡아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아이들에게 국악을 연주해 주고 악기에 대해 소개해 주던 활동이었으니 어쩌면 경기도 광주와의 인연이 특별하다고 하겠다.

당시(2006년경) 분원초등학교에 공연하러 갔을 때 학교 주변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보며 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부러웠고 교육환경이 좋다고 자랑해 주시던 교사분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생각해 보니 나의 가장 열정적인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이다.

사실 나는 전라도 광주(光州)는 일 관계로 이래저래 많이 갔었지만, 경기도에 있는 광주는 서울과 가까운 곳 임에도 불구하고 공연하러 갔던 것 외에는 갔던 기억이 별로 없다. 물론 등산이나 소풍 등의 이유로 남한산성을 찾은 적도 있었고 차를 운전하여 지방에 다녀오는 길이면 곤지암, 천진암, 초월 등의 이름을 만나면서 ‘서울에 다 왔구나’라는 마음에 반가운 이름이 되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경기도 광주에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갔었던 때는 2015년 봄이었다. 당시 무갑산 자락에 있는 선배의 집에서 열린 하우스콘서트를 보러 갔었다.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던 기억이 있다. 그 아름다운 곳을 보면서 멋진 음악회를 열고 많은 사람과 함께하여 광주를 국악의 메카, 음악의 메카로 만들고 싶은 의욕이 솟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좀 더 자주 광주에 가게 되었는데 광주에서의 본격적인 문화 활동을 권유받았고 광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다. 그렇게 나에게 광주는 새로움의 도시가 아닌 익숙하고 친근한 곳이 되었다.

내가 광주로 가는 길은 대략 세 가지 형태다.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는 길과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길, 그리고 팔당호를 끼고 가는 길. 난 그 중 팔당호를 따라가는 길을 가장 좋아한다. 물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아름다운 길이 주는 기쁨은 나에게 힐링이 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흐르는 강물을 따라 국도를 달리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어진다. 아침나절의 그 길은 서울의 상수도를 담당하는 상수원의 물길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투명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한 폭의 동양화 같다. 해 질 무렵 광주에서 다시 서울로 향할 때면 서쪽 하늘의 붉은 빛이 반사되어 유려하게 빛나는 팔당호의 모습은 가히 압권이라 하겠다.

사실 난 광주로 가는 가장 아름다운 관문인 팔당호(경기도 광주시 퇴촌면·남종면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로 총 저수량은 2억4,400만톤이다.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졌다)가  행정구역상으로 경기도 광주시에 속한다는 걸 알지 못했다. 그래서 더더욱 놀라웠는데 광주가 넓어서이기도 하지만 서울과 매우 밀착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이 궁금하다. 그 너른 고을 ‘광주(廣州)’ 그 지역에 서린 역사와 이야기들이 말이다.

‘광주(廣州)’라는 이름은 지금으로부터 1080년 전 고려 태조 23년(서기 940년) 고려가 개국하면서 지어진 지명이라고 한다. 이후 역사적으로 광주의 많은 부분이 행정구역상 다양한 변화를 가졌다. 광주의 지역 일부분은 서울, 성남, 하남 등에 편입되면서 그 면적이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너른 고을 광주(廣州)’는 넓은 것뿐만이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많은 보석이 숨겨져 있는 곳인 것 같다.

난 앞으로도 계속 광주로 가는 길을 달릴 것이다. 촉촉한 물기 먹은 물안개가 싱그럽게 날아오르는 팔당호를 돌아 달리는 차창 바람이 어느덧 나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기에 광주를 향하는 나의 마음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여행의 기대로 벌써부터 설렌다.

광주뉴스  gin5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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