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허정분 시인, ‘아기별과 할미꽃’ 발간시낭송회 등 출판기념회 문학의 밤 열려
허정분 시인(좌)과 남편인 구자학씨(우)

너른고을문학회 회원인 허정분(68) 시인이 하늘나라로 보낸 친손녀와 함께 했던 기억들을 담은 시집 ‘아기별과 할미꽃’을 발간, 지난 25일 오후 출판기념회 문학의 밤이 곤지암읍 열미리 능성구씨 충렬공 사당에서 열렸다.

참척(慘慽)의 아픔을 담은 사손곡(思孫曲)을 시로 승화시킨 시집 ‘아기별과 할미꽃’은 인간이 문자로 표현할 수 있는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다. 허 시인은 손녀와의 기억을 시로 표현하고 손녀의 그림·사진을 더했으며, 7년 2개월간 지구별에 안착해 척추측만증이라는 선천성 장애로 짧게 살다간 어린 천사(故구유진 양)를 잊지 말아달라는 시인의 간절한 염원은 이 시집이 주는 또 다른 의미다.

이날 출판기념회 문학의 밤은 한국작가회의 경기광주지부와 너른고을문학회가 주최하고 열미리 주민들이 주관, 능성구씨 충렬공 후손들이 후원한 자리로, 임종성 국회의원과 신동헌 시장, 방세환·박상영·동희영 시의원, 이창희 문화원장, 구규회 곤지암농협조합장, 강석오 광주성남하남산림조합장, 남재호 전 문화원장을 비롯한 주민 및 문학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축하보다는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지구별로 소풍 온 손녀를 진혼하고 시인을 위로하는 밤으로 윤일균 너른고을문학회장의 사회로 주인공의 인사말과 함께 너른고을문학회 회원들의 시낭송회가 진행됐다.

허정분 시인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하늘나라 천사가 된 손녀 유진이가 지구별에 소풍 온 날로 알겠다”며 “열미리 이장님과 청년회, 부녀회, 마을주민, 능성구씨 충렬공·별좌공 종중 등 도움과 너른고을문학회(회장 윤일균), 한국작가회의 경기광주지부(지부장 박경분) 덕분에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게 되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허 시인은 “아이가 이런 비극적 이별을 알고 남겨 놓은 유작 같기만 해서 더 가슴이 아프지만 할미의 기억과 아이의 그림이 새 영혼으로 부활하길 꿈꾼 약속을 이 한 권의 시집으로 바친다”며 “이제 제 가슴에 영원히 묻은 유진이를 너무 많은 분들의 사랑과 배웅을 받으며 하느님 곁으로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이창희 문화원장은 “이 시집을 집무실에서 읽을 당시 많은 눈물을 흘렀고, 허정분 선생님이 이 책을 쓰시면서 얼마나 슬프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광주문화원 차원에서도 문화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허정분 시인은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한국작가회의 회원과 너른고을문학회 회원, 한국편지가족 경인지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시집 ‘벌열미 사람들’, ‘우리 집 마당은 누가 주인일까’, ‘울음소리가 희망이다’와 산문집 ‘왜 불러’를 펴냈다.

시집 ‘아기별과 할미꽃’은 2019년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아 발간됐으며, 손녀에 대한 시(詩) 65편을 모아 한 권으로 엮었으며, 손녀가 남긴 그림 40여점이 수록되어 있다. 총 144페이지 가격은 1만1,000원으로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아기별이 뜨는구나

                                   허정분

무슨 소용이겠냐 애기야,
네가 하늘나라 천사로 떠난 지 오늘로 49일이란다
보고 싶고 보고 싶어 시도 때도 없이 흘린 눈물
아직도 내 등에는 네가 업혀있는데
야속한 시간은 속절없구나
부질없어 넋 놓은 할미 대신 너의 외할머니
가엾은 어린 영혼 극락세계에 들라고
큰돈 내놓으시고 부처님 앞에서 사십구재를 모신다

봄꽃이 피었다 지고 지상에는 철쭉이 한창이다
너는 영원히 노란 민들레꽃처럼 웃는데
망자들 혼백 모신 절 마당에는 슬픔 같은 적막이
먼 먼 하늘나라 아기별을 배웅하는 상현달로 떠 있구나
몇 번이나 이 절로 너를 보러 오려나
이승의 관습이 망자에 대한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는 예우라면
개미 한 마리 죽여 본 일 없는 우리 아기
어여쁜 천사로 하늘을 날겠구나

우리 집 지붕 위에 조그만 여린 별 하나 뜨겠구나
부디 좋은 곳으로 잘 가거라
사랑하는 애기야

백경진 기자  dickdick14@naver.com

<저작권자 © 광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경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