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남한산성 철학산책

서정욱 광주뉴스 국장(철학박사)

일부 정치권에서는 ‘네거티브 전략’의 일환인 ‘막말’과 ‘망언’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손쉬운 통로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부진한 지지율(정당 혹은 자신)에 따른 괜한 ‘용트림’에 불과하다지만,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기엔 위험한 요소가 도처에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이들의 막말과 망언은 대한민국이 정한 헌법과 한국현대사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기에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정치인들은 대중들로부터 연일 호평 받는 것에 대해서는 엄청난 호재로 작용 한다지만, 그렇지 못한 정치인들은 자신이 국민들로부터 유리(遊離)되거나 투명인간(?)처럼 비춰질 때, 마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성큼 다가오는 걸 느끼는 것일까. 그래서인지 한 번씩 사고(?)를 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해 보인다. 특히 정치적 야욕이 큰 사람이거나, 별 볼일 없는 축에 끼인 사람일수록…….

이런 부류의 정치인 속사정을 두고 우리는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을 내 뱉곤 한다. 막말과 망언으로 인해 정치적 구설수에 오르내리더라도 이참에 자신의 존재를 ‘임팩트(impact)’하게 한 번 각인시키는 것이 대중들로부터 서서히 잊혀져 가는 것보다. 훨씬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철저히 ‘편 가르기’를 통해 ‘특정세력’들의 결집을 시도하여, 정치적 반사이익을 꽤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라도 떠 올리는 것인지, 지금 대한민국은 이들이 벌인 해묵은 이념논쟁과 막말(망언)에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다.

그러나 그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대중들은 이들을 향해 안타까운 것인지, 아니면 처량하고 불쌍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아예 상종하기 싫어서인지는 몰라도 분명한 것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는 점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대중들의 ‘씁쓸한 웃음’의 함의(含意)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논리적 명제라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는지, 아니면 모르는 것인지. 만일 알고도 그러는 것이면 이들 만의 리그를 펼치는 찌질한 ‘정치공학’(?) 의 속셈이란 말인가. 벌써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

또 막말(망언)하는 자신을 두고 ‘강단(剛斷)있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고 스스로 추켜세워, 주위의 ‘맹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지만, 그런 막말과 망언을 듣고 있는 국민들은 그들이 아예 혐오스럽다고들 한다. 참고로 국어사전에 혐오(嫌惡)는 ‘역겹고 구역질 날 정도로 미워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부 지각 있는 대중들이 이들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하나하나 행적을 캐다보면 과거 그들의 추악한 진면목은 여지없이 드러나곤 한다. 자승자박(自繩自縛)에 가깝다. 그것도 다양한 ‘사자성어’로 말이다.

몇 해 전 대선주자들 TV토론에서 한 후보는 자신을 ‘삼성 세탁기’에 비유했다. 다양한 타사 상표 중에서 유독 ‘삼성 세탁기’를 선택했던 이유를 묻자, 그는 “그 제품은 “고장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참으로 삼성이 대단하기는 한가 보다. 그것도 영향력 있는 대선후보가 ‘카메오(cameo) 광고’까지 출연했으니 말이다. 암튼 이 말에 TV브라운관을 지켜보던 많은 국민들은 실소(失笑)를 금치 못했다. 물론 이 발언은 그간 누적된 대한민국의 ‘적폐(때)’를 말끔히 벗겨 내겠다는 일종의 ‘자신의 의지’를 표현 했다지만, 국가와 국민을 세탁기에 넣고 씽씽 돌린다고 세탁기 광고 구어처럼 “빨래∼ 끝!” 아니 “국가(국민)세탁∼끝!”이 될까. 가끔 경직되고 건조한 대선 TV토론 분위기상 가끔 ‘해학’과 비유적 표현으로 좌중들을 다소 편하게 해주려는 ‘배려’는 살가울 수 있지만 ‘국민정서를 배제한 막말’ 또한 역시 혐오의 대상일 뿐이다.

막말과 망언 행위는 특정 정치세력들에 대한 ‘안티(Anti)’세력들을 규합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말도 심심찮게 들리지만. 만일 그렇다면 ‘헛다리를’ 짚은 셈이다. 연유야 어찌됐건’ 이제는 과거와 달리 그런 치졸한 행위로 ‘짭짭한 소득’(?)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다. 안티세력 규합은 또 다른 안티세력이 생산된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린가. 또 상대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모독, 그리고 왜곡적인 발언들은 나중 결과적으로 제 살을 깎아 먹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사례들이 지천으로 늘려있는데도 말이다. 향후에도 막말과 망언으로 재미를 쏠쏠 보려는 일부 정치인들을 향해 이 땅의 유권자들은 이렇게 외치고 싶어 할지 모른다.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할리우드 고전 공포영화 제목)’

저작권자 © 광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