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평화의소녀상 추진위원회 장건 상임대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평화의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미소추) 장건(67) 상임대표를 <광주뉴스>에서 만났다. 왜 광주에 소녀상을 건립하는가? 지금 이 시대에 소녀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리고 앞으로 광주시민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장건 미소추 대표를 통해 들어본다.

미소추 장건 대표는 누구인가?

광주지역사회에서 장건 대표를 아는 이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필자 역시 장 대표를 2005년경 <광주뉴스>사무실에서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지역언론 <광주뉴스>를 2004년 시작하면서 시민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터에 지금은 타개하신 채규철 선생(ET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시민운동가 장건 대표를 처음 만났다.

당시 장 대표는 곤지암읍 장심리에 1997년부터 거주하면서 주로 성남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생협운동을 전개하고 있을 때다. 장건 대표는 20대말인 1980년 한국외대 교직원으로 입사한 후 81년 용인외대로 근무지를 옮겨 성남으로 이사해 살면서 도시빈민·노동자 의식화 선교에 앞장 선 주민교회 이해학목사와 인연을 맺으며 오랜 세월 1987년 외대교직원노동조합 결성, 1989년 전국대학노조연맹 준비위원장, 2000년 전국대학노조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동시에 성남지역 시민운동에도 참여하여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성남평화연대 상임대표를 지냈으며 세월호성남시민대책회의 상임대표, 박근혜퇴진성남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역임하였다.

1993년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인 주민생협 창립을 시작으로, 2000년대에 들어 두레생협연합회회장(2000-2003), 생협전국연합회장(2005-2008) 역임 등 생협운동에도 헌신적으로 활동해왔다. 2012년부터는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지역재단(community foundation)인 성남이로운재단을 설립하여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2017년에 지역재단의 연합조직으로 (사)한국지역재단협의회를 창립, 현재 이사장직을 맡아 지방자치 분권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지역사회의 인재와 돈이 서울로 집중되는 중앙집권체제로부터 벗어나 지역시민사회가 주체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지역공동체 활동의 법제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의 소녀상은 어떤 의미인가?

장건 대표는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히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여성을 위한 기억과 치유의 상징만이 아니라 세계2차대전이라는 전쟁의 이름으로 여성을 착취한 반인권적 불의한 역사를 기억하며, 전쟁 전·후세대는 물론 전 세계인들을 향한 인권과 평화의 상징물로 미래세대까지 이어져야 할 귀중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나눔의 집’이 광주에 있지만, 광주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평화의 소녀상’ 건립운동을 추진한 것은 아직도 일본의 책임 있는 공식사과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배상이 없는 현실에서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광주시민들의 자각에서 비롯되었음을 높이 평가한다”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참여해서 함께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일은 너무나 소중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소추는 내년 3.1절 백주년에 즈음하여 소녀상을 건립할 계획이며, 시민여론조사 결과 장소는 광주역 광장을 가장 선호(2위-청석공원, 3위-광주시청)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조각상의 형상은 기존의 좌상보다는 입상(立像)형태로, 디자인은 용감하고 당당한 모습으로(단발머리보다는 댕기머리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상이 되도록 의견이 모아져, 현재 지역 작가를 포함하여 3명의 조각가에게 작품 공모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녀상 건립을 위해 “현재까지 약 3,000여만원이 모금되었으며, 작품 제작비와 기타 동판, 백서 등의 제작비용을 포함해 5,000여만원을 금년 말까지 모금하기로 하고 모금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연말까지 모금액이 달성되지 않더라도 소녀상 제작기간을 고려해 조각가를 미리 선정하여 제작발주는 금년 말 안에 하기로 했다”고 미소추는 밝혔다.

장 대표는 소녀상이 세워질 장소에 대해서 광주시와 협의하고 있으며, 광주역 광장으로 결정될 경우에 철도청 부지의 사용 문제가 있으나 “최근 파주시에서는 임진각 도고다리로 가는 철로 우측에 소녀상을 세우도록 철도공사가 부지 무상사용을 허락한 사례가 있기에 광주역 광장에 추진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보고 광주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2월 14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광주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평화토크콘서트’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였다. 특히 ‘평화의 소녀상’이 광주시의 공공시설물로 지정되도록 광주시·시의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며 추진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소녀상과 광주시민사회운동의 나아갈 방향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 이후 활동계획에 대해 장 대표는 “미소추는 임의단체이므로 소녀상 건립이 완료되어 광주시로 기부체납 되어 이관하면 미소추는 해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 사례처럼 시청 앞 광장에 세워진 소녀상을 지역 여성단체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다며, 누가 관리를 하던 소녀상이 광주의 명소로 청소년 등 시민에게 평화와 정의로운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가 ‘오랜 시민사회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운동의 불모지인 광주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조언과 의견을 요청’하자 장 대표는 “광주의 시민운동이 여러 요인으로 침체했다고는 생각하지만 불모지라 여기진 않는다”면서 “광화문 촛불광장에서 많은 광주시민을 만났으며, 그분들이 광주시민사회운동에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미소추에서 활동하며 소녀상 추진에 앞장 선 깨어있는 시민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시민 활동가들이 광주사회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보다 큰 틀의 시민연대를 이뤄낼 것으로 믿는다.”며, “미래세대에게 평화와 정의를 바탕으로 창의력과 희망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지역공동체가 태동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장건 대표가 오랜 기간 광주에 살면서도 시민운동에 목말라하던 광주 시민사회에 적극 참여하지 못한 ‘마음의 빚을’ 한국지역재단협의회 이사장이란 큰 틀에서 시원하게 청산하고, 광주에 희망의 밑거름이 되길 기원해본다.

후기: 이날 인터뷰에는 미소추에서 열혈활동가로 소문난 봉선화소금의 이종갑 사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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