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업그레이드로 관람객 박수 갈채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의 역사를 담은 창작뮤지컬 ‘달을 태우다’가 연례적으로 공연을 진행해 나가는 등 광주의 대표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한산성아트홀 상주단체인 극단파발극회(단장 이기복)의 ‘달을 태우다’는 지난달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5차례에 걸쳐 공연이 진행됐으며, 매회 전 좌석을 가득 메우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달을 태우다’는 지배층의 시선에서 벗어나 남한산성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광주사람들의 입장에서 병자호란을 바라보는 순수 광주 토종 뮤지컬로, 해동화놀이(달집태우기)를 모티브로 병자호란때 천민출신인 서흔남의 전쟁과 사랑, 우정의 대서사시다.

흔남이와 간난이의 애틋한 사랑이 다 피기도 전에 남한산성에는 전쟁의 풍파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흔남이는 청의 군대를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난 오는 인조를 돕게 되어 곤룡포를 하사받게 된다. 또한 왕의 밀지를 전하고 적의 동태를 살피는 전령사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다.

그러던 중 청의 장수로 나타난 연태를 만나게 된다. 연태는 흔남의 어린시절 함께 자라온 동무로 둘도 없는 막역한 친구였다. 그러기에 연태는 결국 흔남이를 위해 제 목숨을 희생하게 되고, 이후 흔남이가 죽은 줄 알고 자살을 하게 되는 간난이를 통해 극은 숨 가쁘게 절망 속으로 빠져든다.

결국 왕은 살기위해 남한산성을 빠져나와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의 항복의식을 한다.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에게 세번 절을 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는 이른바 역사적 치욕인 삼전도 굴욕을 맛보게 된다.

결국 산성에는 모두 다 떠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만이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로 고통 받고 있을 때, 흔남은 말한다 ‘달을 태우자’고. 흔남은 믿었던 왕의 무능함과 자신을 위해 희생한 연태, 애절한 간난이의 죽음, 이 모든 걸 가져다준 전쟁의 악업과 모든 한(恨)을 태우는 살풀이춤을 추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창작뮤지컬 ‘달을 태우다’는 30여명의 출연진과 18여명의 제작진이 함께 이뤄낸 공연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답게 공개오디션을 통해 광주시민과 외부지역 배우들을 선발, 파발극회 단원과 함께 4개월간 준비해온 것.

특히, 올해는 간결해진 스토리와 보완된 음악으로 대사보다는 노래에 중점을 두어 풍부한 감동을 선사했으며, 한양삼십리누리길을 포함해 광주지역내 지명들을 활용, 뮤지컬의 이해도를 높여 공연내내 관람객들로부터 박수와 함께 큰 호평을 받았다.

이기복 연출가는 “대사보다는 노래에 집중하기 위해 3곡을 추가하고, 우정과 사랑을 노래에 담기 위해 광주의 숯가마터에 대한 내용으로 흔남이와 가난이, 연태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출가는 “지난 2016년 초연을 시작으로 5년에 걸쳐 완성될 이번 뮤지컬은 광주의 대표적인 공연에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광주다운 문화콘텐츠를 개발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며, 광주지역 학생들의 사랑을 그린 연극 ‘파발교연가’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며, 해공 신익희 선생에 대한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창작뮤지컬 ‘달을 태우다’는 2시간 남짓 공연으로, 지난 2016년 ‘제9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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