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란숙 여성기자아카데미 회원

여성기자 아카데미에서 이론을 배우고 10월 3일에 현장실습을 갔다. 현장실습 일정은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을 탐방한 후 천지암을 둘러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을 소개하자면 1973년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일대 농지와 저지대가 물에 잠긴 이후 습지로 변한 독특한 곳이다. 다양한 수생 식물과 갖가지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게 되어 조류 관찰과 자연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경안천을 통하여 팔당호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수변식물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여 동식물들에게 깨끗한 서식처를 제공하고 도시민에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적이고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 약 2km에 이르는 산책로에는 소나무, 왕벚나무, 감나무, 왕버들, 선버들 등이 우거져 있고 연밭 위를 지나는 목재데크 갈대군락과 부들군락 철새 조망대 등이 설치되어 있다.

산책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이었다. 길 곳곳에 시가 있어 여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사이사이에 있는 조류관찰대를 통해 바깥 풍경을 감상하고 나무 터널 속을 걸었다. 벤치도 있어서 부모님 모시고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꽃과 억새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을의 풍경이 장관이었다. 봄에는 버드나무의 연둣빛 새싹이 돋고 여름이면 연꽃과 수련이 화려하게 핀다. 겨울이면 고니와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가 날아들어 철새군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사계절 내내 볼게 많은 곳이면서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라 더 좋은 곳이다. 그래서 가족과 친구와 함께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한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음 일정인 천진암으로 향했다. 천진암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앵자봉에 있던 사찰이다. 우리나라 천주교회는 1779년에 이벽, 권일신, 정약종, 권철신, 이승훈 등 당시 저명한 학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학문적 지식의 수준에 있던 천학을 천진암에서 자발적인 진리탐구를 위한 6~7년간의 강학회를 통하여 종교적인 신앙의 차원으로 승화 발전시켰으며 그 현장이 바로 천진암 성지이다.

이 성지에는 한국천주교회 창립의 성업을 이룬 이벽,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 정약종 등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선조 5위 묘가 천진암 터에 모셔져 있고, 조선 교구설립자 묘역에는 정하상 유길진 및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선조들의 직계가족인 정약전, 정지해, 이석 등 선인들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 직접 선인들의 묘를 보니 종교의 유무를 떠나서 역사적 현장에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1979년 시작하여 100년 동안 지어질 계획인 천진암 대성당이 들어설 광장을 보니 완공된 천진암 대성당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참으로 오래 살아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크다. 김동원 신부님의 열정적 강의를 들으며 천진암 곳곳을 둘러보니 광주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이 높아짐을 느꼈다.

따스한 햇살과 높고 맑은 하늘 아래 좋은 사람들과 광주 명소를 답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었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광주를 더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뜻 깊은 개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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