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학원 화재참사 영결식에서...

광주시 예지학원 화재참사 희생자 합동영결식이 24일 오전 11시 광주시청 광장에서 유족과 친지, 기관.단체장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희생자들의 약력소개, 영결사, 유족대표 최병수(崔炳洙)씨의 조사, 묵도,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서로 유족과 동료 학원생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다.

고(故) 이은희(18) 양이 어버이 날 하루 전인 지난 7일 생전에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보낸 편지가 낭독돼 영결식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고(故)최나영(19) 양의 아버지이며 유족대표인 최병수씨는 하늘을 우러러 잠시 기도를 올린 뒤 조사의 첫구절 떠나보낸 이들의 이름을 목청것 부르며, "젊고 아름다운 너희들의 모습은 다 어디가고 왜 찬 바닥에 누워 있느냐" "엄마 아빠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면 일어나 봐라 대답 좀 해봐라" "죄많은 엄마 아빠를 용서해라. 우리는 너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아름다운 우정과 희생정신을 영원히 잊지 않고 오래 오래 간직해 두겠다. 부디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도 참고 고통없는 나라에서 편히 잠들어라"라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예지학원 교무부장이자 고 이경용(22) 씨의 아버지 이길환(45) 씨는 아들을 잃었지만 학원 경영에 관여한 탓에 영결식 내내 마음놓고 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낮 12시 10분 화재현장인 예지학원 앞에서 열린 노제에서도 이씨는 운구차에서 나오지 않고 슬픔을 가슴 속에 삭혀야 했다.

또 영결식에는 화상을 입고 입원중이던 주은숙(20.여) 양 등 부상자 2명이 참석, 영결식 내내 울먹이며 영정을 따라 다녀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날 영결식은 유족과 친지, 학원 동료들의 오열 속에 진행 됐으며, 12시30분에 영결식장에서 3km 떨어진 예지학원 앞에서 별다른 불상사 없이 노제를 끝으로 비교적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노제를 끝낸 희생자 유해 9구 중 7구는 성남시립 화장장으로 옮겨져 가족들의 마지막 오열 속에서 서서히 가족들의 곁을 떠나가버렸다.

그러나 희생자중 고(故) 변재욱(19) 군의 유해는 고향 제주로 옮겨져 매장될 예정이며, 앞서 고(故) 김경록(18) 군의 유해는 23일 고향 경남 창원 명소성당에서 옮겨져 가족장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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