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학-詩> 이학주

내가 왜 이 황량한 들판에서 헤매고 있는가
꽃 한 송이 피지 않는
벌도 나비도 날아오지 않는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는
불모의 땅
내가 어쩌다가
깡마른 사막 위에 서 있는가

내 유년의 꿈은 화려했었지
마음 밭엔 영롱한 꽃이 피고
산새 들새 날아들어
노래를 부르다 가고
푸른 들판엔
펑펑 맑은 샘물이 솟는
비옥한 땅을 힘차게 딛고
살고자 했는데
지금 이곳은 철없는 나의 낡은 위치
벌도 나비도 새도 날아오지 않는
풀 한 포기 돋지 않는 불모의 땅
내가 왜 여기서 서성거리고 있는가.

이학주

한맥문학 신인상 수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맥문학 작가회 이사
대한언론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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