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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명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기고> 현광식 광주YMCA 지도교수

콘텐츠 함정이 뻗치는 음흉한 손길! “너무 밝은 빛은 많은 사람들의 시야를 흐려서 이들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크리스토퍼 마르틴 빌란트-

1988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수백 만 에이커에 이르는 대지가 화재로 37퍼센트가 유실되었다. 그 곳에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식물들과 동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엘로스톤 국립공원 관리인들에게 이 동식물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

그런데 그 소중한 자산, 즉 ‘콘텐츠’가 타버렸다. 그것도 가장 아낀다고 하는 사람들의 방관 속에서. 화재 대응 전략의 부재로 인한 엄청난 손실을 겪었던 표면적으로는 황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디지털 화재, 다시 말해 디지털 기술에 의해 유발된 경제적 대화재에 맞서는 엄청난 가르침이 들어있다.

전 세계 수십억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매일 접하는 콘텐츠 즉 책, 음악, 각종 프로그램, 신문, 영화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업체와 기업가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콘텐츠를 육성하고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 가치를 훼손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나 도화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당연하다. 거침없이 추락하는 콘텐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이는 외견상으로는 모두 이성적이고 당연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잘못된 행동이다. 이게 바로 콘텐츠 함정이다. 앞으로 콘텐츠 함정의 주요한 특징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실수를 저질러서 함정에 빠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함정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려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디지털 화재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먼저 살펴보자.

디지털 화재의 근원지는 어디인가? 오늘날 사용자들은 거의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과 상호 교류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디지털 기술의 핵심이다. 파일 공유 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마이크로블로그, 뉴스 피드, 비디오 업로딩, 인스턴트 메시징, 애플리케이션 공유, 바이럴 광고, 교육 플랫폼 등이 속한다. 누구나 콘텐츠를 공급하고 배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미디어의 민주화’라며 높이 사기도 한다. 하지만 대안이 너무 다양하게 급증하고, 제품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조직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

작가와 계약하고 로열티를 지급하는 등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출판사가 내놓는 책이 미국에서만 1년에 3만 권이 넘는다. 전통적인 출판 방식을 따르지 않고, 출판사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노력으로 탄생하는 책도 1만 권이 넘는다. 40년 전에는 10여 개에 불과하던 미국의 텔레비전 방송 채널이 현재는 900개나 된다. 그뿐인가? 1분마다, 72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300만 개의 콘텐츠를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공유하며, 매일 23만 장의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개재된다.

매년 9000만 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만들어진다. 진짜 깜짝 놀랄만한 수치는 이것이다. 2011년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5액사바이트exabyte(약어: EB 디지털 신호의 처리 속도 또는 용량을 표시하는 단위이다. 1EB는 2의 60승 바이트이며 1,024의 6승 바이트이다.)는 지구의 탄생부터 2003년까지 인간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을 저장할 수 있는 양이다.

방송 채널이 4개밖에 없던 시절에는 누가 적인지, 경쟁사의 전략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쉬웠다. 채널이 900개가 넘고 수백만 개의 비디오 영상이 밀려오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자기가 생산하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조차 쉽지 않다. 이런 현상을 ‘주목받기의 문제’라고 해두자.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콘텐츠가 확산된다는 말은 일단 콘텐츠를 생산한 이후에는 관리가 아주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디지털 권리digital rights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하기도 전에 콘텐츠가 외부로 유출되기도 한다. 노래나 영화는 음반사나 제작사가 발표도 하기 전에 이미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일이 허다하다. 그리고 냅스터, 그누텔라, 비트토렌트에서 보듯이 단 한 사람 도는 한 건의 침해 행위가 다양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제공한 제품에 대한 비용을 부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를 ‘대가 받기의 문제’라 하자.

이 문제들을 다로다로 상대해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두 가지 문제가 함께 공격한다면 콘텐츠 비즈니스는 그야말로 파멸의 위협에 놓이게 된다. 사실상 디지털 세계에서 콘텐츠를 화형에 처하는 셈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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