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에서 가장 완벽한 신체구조를 가진 동물을 골라라고 한다면 딱정벌레를 들 수 있다.

딱정벌레는 열대지방에서 북극 동토까지 인간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구 구석구석에 퍼져 살 만큼 적응력이 강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번식력 또한 왕성하다. 그 덕분에 공룡시대인 2억 4000만년 전 부터 멸종되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몇 안돼는 동물 중에 하나가 딱정벌레인 것이다.

그런 딱정벌레의 신체 구조는 곤충학자나 생물학자들에게 있어 구미를 끌만한 연구 대상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근래들어 딱정벌레는 곤중학자나 생물학자를 넘어 법리학자들의 주된 연구 대상이 되고 있고 상당한 연구 성과에 의해 숱한 미제 살인사건을 풀어주는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한다.

그것은 동물시체를 먹고 사는 딱정벌레는 지구 어느 곳에서나 퍼져 살고 있기 때문에 산속이든 어디든(수중은 제외) 암매장 당한 시체나 유기된 시체에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고, 시체를 파먹고 거기다 알을 낳는 특성으로 인해 법리학자들은 시체에서 발견되는 딱정벌레 유충의 크기에 따라 사망 또는 유기된 날짜를 짚어내는 것이다.

살인 사건에 있어 피해자 신원과 범행 동기 그리고 살해 시점은 가장 중요한 3대 요소다.

여기서 피해자 신원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심하게 훼손되고 부패된 시체라도 DNA 검사로 웬만하면 밝혀낼 수 있다. 그러나 시일이 꽤 지나서 발견된 암매장 또는 유기된 시체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되었어도 피해자가 숨진 시간(범행 시간)을 알아내기가 불가능 하다. 그런 과학의 맹점을 딱정벌레가 훌륭히 메꿔준다는 것이다.(물론 곤충을 이용한 수사기법에는 딱정벌레 외에도 송장벌레, 파리 등 다양한 곤충이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근래들어 안탑깝게도 딱정벌레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영하 20~30도에서도 거뜬히 살아갈 정도의 변온동물인 딱정벌레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는 반증이다.

서두에서도 밝혔다시피 딱정벌레는 가장 완벽한 신체구조를 가진 동물 중에 하나다. 그런 딱정벌레가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그 어떤 것도 살기 힘들다는 자연의 무서운 경고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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