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광주13월의마을교육공동체’ 박선생과 제자들

지인들의 추천으로 ‘광주13월의마을교육공동체’ 박영미 지도교사(광남중. 과학)를 학생들과 함께 광남동 청소년수련관에서 만났다.

약 2시간동안 박 지도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인권’, ‘역사’였다. 도대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왜 인권과 역사를 강조하는 것일까’ 궁금해 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는 꿈의학교 ‘나비올다’ 동아리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중2생 4명과 고1생은 광남중 역사동아리 ‘나비올다’와 2017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인 광주Re-인권꿈의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인권평화를 주제로 경기도교육청에 꿈의 학교를 신청해 선정돼 약 20명의 학생 동아리원들이 각자 스스로 주제를 탐구해 발표하고 토론하며 밴드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관련된 ‘광주시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 ‘인권영화제관람 및 토론’ 뿐만 아니라 ‘5·18광주민주화운동’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방학 때는 전쟁 중에 성노예로 납치당해 아픔을 겪은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수요 집회에 참석하고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을 방문할 계획도 갖고 있다. 꿈의학교활동은 주로 주말과 휴일 그리고 방학을 활용해 활동하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 시작…원칙은 존중과 자율

박영미 교사는 지난 2013년 겨울부터 수도권외곽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있는 광주시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고민하는 마을 어른들과 함께 전통놀이(사방치기, 줄넘기 등)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시작으로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을 진행했다.

다양한 공동체 활동과 공모사업 선정 후 프로그램진행으로 2017년 현재,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 마을교육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큰 호응을 얻고 있고 지금은 13월의 마을교육공동체 밴드 가입자가 1,400여명이 넘었으며, 광주외 지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벼룩시장, 마을나눔장터, 꿈의학교운영, 따복공동체활동을 포함해서 그동안 다양한 행사를 해왔지만 “분명한 원칙 하나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기획하도록 하고 스스로 진행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라고 박 선생은 강조한다. “실패와 좌절도 교육이기에 어른들은 교육의 場만 만들어 주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이어 “학교내 규정과 교칙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가슴앓이 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며 어린 학생들의 여린 인격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참교육이 아직도 교육현장에 부재한 것이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의 담장을 허물고 마을과 연계해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학교 밖에서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형 교육이 하루빨리 도입되어야할 것”이라고 박 선생은 힘주어 강조한다.

시련은 있지만 미래는 밝다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자율적 꿈의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 신청하고 선정되어 활동하는 것이 지금의 학교현장에서 수월한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지만 이내 풀렸다. 실제로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많은 교사들은 행정업무의 과다에 직면해 있고, 교원평가제도하에서 경직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진보교육감 당선으로 윗물은 맑아졌지만 아랫물의 정화정도는 아직도 백년하청의 현실인 것이다. 그래도 윗물이 맑으니, 그리고 깨어있는 박 선생과 이를 따르는 청출어람의 제자들이 씩씩하게 살아있으니 희망이 보인다. 

미래시대 신교육의 지평을 여는 박 선생과 제자들, 그리고 그들의 가능성을 믿고 힘을 보태주는 학부모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참교육이 온전히 뿌리내리는 세상이 속히 도래하길 희구해 본다. 내일도 박 선생은 10명 정원의 자신의 승용차에 학생들을 싣고 학교밖 마을교육현장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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