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야기가 있습니다. 장자는 오랫동안 활을 다루어 왔기 때문에 활사냥의 달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백발백중이었죠. 어느날 숲으로 사냥을 나간 장자는 나무에 앉아있는 새를 발견하고 여느 때처럼 새를 겨냥하여 시위를 힘껏 당겼습니다. 통상, 정확히 겨냥을 하는 정지순간 새는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날아오르게 되어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냥꾼의 무의식이 새의 무의식에 염력의 파장으로 전달되어지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순간 새가 불안정하여 두려움에 솟아오르는 그 지점을 향하여 화살이 날아가 새를 맞추는 것이 활사냥의 정석입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장자의 염력권(사념의 힘)안에 이미 새가 들어왔는데도 새는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의아한 일이었습니다. 이상히 여긴 장자는 가까이 다가가 새를 관찰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새는 나무에 앉아있는 매미를 잡아 먹으려 노려보며 집중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 새의 모습은 조금전 장자가 새를 잡기 위해 활시위를 당겨 겨냥하던 자신의 모습과 흡사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뒷전에서 울렸습니다. 새에 정신이 빠져있던 장자는 그만 남의 밭을 밟고 서있던 것이었습니다.

그 때, 장자의 머릿속에 강하게 스치는 지나가는 무엇이 있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렇구나!


아침에 눈뜨면서 우리는 컴퓨터의 전원이 ON되듯이 기억에 저장된 생각들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사소한 생각들은 연상적으로 걱정거리와 근심거리들을 끌어 모으며 동시에 그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의 갈등을 유발시키곤 합니다.

갈등하는 마음엔 여유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강박관념에 빠지게 되면 마치 전자제품이 합선을 일으키듯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삶 그 자체가 하나의 큰 빠짐이지만 또한 이 삶 속이 아니고서는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 속에 순간순간 자신을 제3자의 관점에서 지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도무지 자신을 성찰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일상과 습관의 노예로 전락되어가며 살아가는 오늘은 진정 살아있는 모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용기를 내어 자신을 바라보고 힘내어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애써 깨어있어야 비로서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박해권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치고 (주)천하제일사료 구매부에 입사하여 해외원자재 선물거래 딜러로 활동하였다. 이후 '삐삐콜'이라는 무선호출안내장치를 개발하여 새로운 개념의 광고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주)아드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공동체문화 창조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주)광주뉴스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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