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동지가 되었다.

조상들은 이날 동지명절 음식으로 팥죽을 쑤어 먹었다. “동지팥죽 한 그릇에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이는 옛날부터 동지를 설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지를 설날 버금간다는 뜻으로 아세(亞歲)라고 하였다.

찹쌀가루를 쪄서 새알 모양으로 만든 단자를 죽 속에 넣고 이를 새알심, 옹심이, 옹실내미 등으로 부르고, 이것에 꿀을 타서 시절음식으로 먹기도 했으며 제사에도 쓰고, 또 팥죽국물을 문짝에 뿌려 액을 막기도 했다.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게 된 유래는 ‘형초세시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형초세시기에 “공공씨(共工氏)(요순시대 형벌을 맡았던 관명에서 비롯된 성씨)에게 바보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 귀신이 되었다.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두려워했으므로 동짓날 팥죽을 쑤어 귀신을 물리친다”는 내용이 있다. 

동지가 그 달 상순에 들어있으면 애동지, 중순에 들어있으면 중동지, 하순에 들어있으면 하동지라고 하고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었다. 그러나 애동지 때는 팥죽이 아이들한테 좋지 않다하여 대신 팥떡을 만들어 먹었다. 상, 하, 순 어느 시점에 동지가 들어있느냐에 따라 아이, 젊은이, 노인 등이 그해 많이 세상을 뜬다는 속설도 있다. 또 단오에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는 것처럼 동지 때는 다음해 달력을 선물로 사용하는 풍속이 있었다.
 
지금이야 어디서든 원하기만 하면 팥죽을 먹을 수 있지만 옛날엔 동지에나 먹을 수 있는 매우 귀한 음식이었기 때문에 팥죽의 인기는 대단했다. 사포닌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변비예방 및 탈모방지, 당뇨개선, 혈액순환 등에 좋다는 팥죽으로 건강한 겨울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