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유럽에서 문예부흥 운동이 한창 벌어질 무렵, 동양의 조선에서도 세종의 문예부흥이 일어났다. 훈민정음의 창제. 반포를 비롯하여,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교육, 산업, 윤리, 도덕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큰 혁명, 혁신, 부흥이 일어났다.

동서고금 인류 문화의 역사를 훑어볼 때, 인간의 윤리 도덕이 잘 실천되고 지켜지는 나라와 겨레는 눈부신 발전과 번영이 있었으나, 윤리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질서가 잡히지 않은 나라와 계례는 결국 시들거나 망하고 말았다.

그러한 사실을 일찍이 깨달은 세종은 다른 모든 분야의 다스림에도 힘을 기울였지만, 그 근본이 되고 뿌리가 되는 윤리 도덕의 교육과 확립에 전력을 쏟았다. 그 구체적인 것이 효(孝), 충(忠), 열(烈), 관례(冠禮). 혼례(婚禮), 상례(喪禮), 제례(祭禮), 다례(茶禮), 예(禮)와 음악(音樂)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이념도, 뿌리도 결국 인간의 예의범절로써 그 본분을 지킬 때 원만하게 이루어진다.

개인생활, 가정생활, 사회생활, 국가생활, 민족생활, 대국교생활에 이르기까지 바른 예의범절의 규범을 잘 지켜나갈 때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익히 안 세종은 여기에 역점을 두고 나라를 다스렸다.

세종은 먼저 우리 조상들의 예의범절과 습속에 관해 모든 문헌에 실린 실화를 고조선, 삼국시대부터 세종대에 이르기까지 샅샅이 조사 분석하고, 중국의 예의범절에 관한 사실을 연구 조사하여 참고 자료로 삼았다.

동시에 불교, 유교, 선교, 무속 같은 사상 철학을 깊이 연구하여, 우리의 풍토와 생리의 전통성을 절충하여 (삼강행실도) 같은 것을 간행하여 백성의 예의범절에 대한 계몽 교육과 실천에 힘썼다. 그리고 임금 자신이 솔선수범하고 반성 평가한 다음에 백성들의 여론을 들어 그 개선에 힘썼다.

그리하여 효, 열, 충, 관례, 혼례, 상례, 제례, 다례, 예와 음악에 관한 제도, 규범, 실천 사항을 마련하였다. 그러므로 세종시대는 천하태평하였던 요순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평화스러운, 그리고 국민의 예의범절의 질서가 확립된 때였다.

세종은 인간의 가장 근본은 효(孝)라 하였다. 세종 장헌 영문 예무 인성 명효 대왕의 휘는 도이고 자는 원정이니, 태종의 셋째 아들이다. 왕위에 있은 지 32년이고, 수(壽)는 54세이었다. 명나라에서 시호를 장헌으로 한 것은 엄함과 공경으로써 백성에 엄함을 장이라 하고, 착함을 행하여 기록할 만함을 헌이라 하였다.

세종은 학문을 좋아하는 임금이었으며 또한 효도하고 우애 있는 임금이기도 하였다. 아버지에 대해서 공경과 정성 다하였고 아버지 또한 아들에 대해서 신뢰와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원래 효란 부모의 자식에 대한 관계가 아니라 자식의 부모에 대한 일방적인 관계만을 지칭하는 것이다. 만백성의 아버지시며 모범을 보이신 세종 자신의 효행은 세종실록과 연려실기술에 자세히 기록되어있다.

세종 4년(1422)에 태상왕의 병이 위독하여 신궁(新宮)으로 옮길 때 임금은 도보로 그 뒤를 따랐으며 세종은 태상왕의 병환이 있은 이래로 약과 음식 등을 모두 손수 받들어 드리었다. 병세가 위독해지자 밤이 새도록 그 곁에서 모시되 일찍이 옷끈을 풀고 눈을 붙인 적이 없으므로 신하들이 모두 근심하였는데 태상왕이 돌아가시자 흙비가 심하여 대신들이 술 드리기를 청했으나 허락하지 않고, 승정원에 꾸지람을 내려 이르기를 상중에 술을 마심은 예법이 아닌데 그대들이 어찌 감히 예가 아닌 말로써 아뢰는가 하였다. 효경에서는 효는 부모를 존경하는 일보다 큰 것이 없다 하였다.

요즘 세태가 변하여 부모가 자식을 섬기는 형태가 되다보니 예는 물론이요. 도덕적 윤리관이 땅에 떨어진 추태가 난무한 시대가 되었다. 내 자식만 잘 되어야 하는 무한경쟁시대에서 규범은 사라지고 오로지 성공을 위한 개인우상만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제부터라도 바뀌어야 한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와 국가가 무너진다.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자식을 대하는 가정교육이 절실한 시대다. 과거 밥상머리 교육이 인간교육의 첫 번째이었다. 부모의 가르침을 존경하는 자식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도덕적 윤리관이 성립되어야 한다. 부모님에 대한 예의, 나가서는 공중도덕은 물론 나 하나만 잘 먹고 살자는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 내가 불편하면 남도 불편하다. 내가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하면 여러 사람이 행복해지는 순수함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요즘 국가기강이 땅에 떨어진 이면에는 지도자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지만 친분을 이용한 남용이 극에 달했던 것은 내가 하는 행위가 잘못된 것인지 조차 모르는 파렴치한 행동이었다. 예와 도덕을 지키는 반면교사가 되는 큰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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