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체험행사 마련, 농산물도 판매

광주시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오색단풍이 곱게 물든 남한산성을 무대로 ‘제21회 광주남한산성 문화제’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걸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자! 세계유산 광주 남한산성’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2주년 기념은 물론 호국의 성지로서 남한산성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된다.

걸어보고 느껴보고 만져보는 남한산성

광주 남한산성문화제의는 남한산성 축성과 병자호란 때 죽은 영혼을 달래기 위한 ‘마을 대동굿’이 전신이라 할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와 이승만 대통령시절 당지기 집이 철거되면서 맥이 끊어져 버린 듯 했다.

그러나 1991년 5월 ‘남한산성 대동굿 보존회’가 결성 되고 1996년에는 마을 주민의 대동 행사와 2001년 광주시의 시 승격과 함께 문화예술행사로 새롭게 출발해 올해로 성년을 맞이했다.

남한산성이 알록달록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는 매해 10월에 열리는 ‘광주 남한산성문화제’는 남한산성이 삼국시대 백제의 도읍지였고,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국난 극복의 정신이 담긴 역사적인 장소라는 데 초점을 두고 각종 전통 공연과 전시, 체험 행사를 선보인다. 

광주남한산성문화제 화려한 개막

개막식이 있는 21일에는 주민자치센터 우수 동아리 발표회, 광주시 오페라단 공연 등 식전 행사와 군사 훈련을 받는 병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던 ‘호궤의식’, 조선후기 군영악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남한산성 수어청의 ‘취고수악대’ 재현 등으로 축제의 서막을 연다.

이어 남한산상문화제 개최를 기념하기 위한 21번의 타종과 남한산성을 지켜낸 호국 무예, 개막식, 축하공연 등이 뒤를 잇는다. 이외에도 행사의 주무대인 남한산성 남문주차장에서는 특색 있는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우선 남한산성 행궁에서 펼쳐지는 ‘행궁문화마당’에서는 왕과 왕비, 신하, 궁녀, 내시들과 함께 하는 왕의 시찰을 재현한 ‘왕실 시찰 퍼포먼스’가 수시로 연출된다. 궁중 전통의상을 입은 연출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은 물론 직접 궁중 의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행궁의 정문인 한남루 앞에서는 호위 군사의 근엄하고 웅장했던 ‘한남루 근무 교대식’을 재현해 당시 행궁의 위엄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호패를 직접 만들어 행궁을 출입할 수 있는 ‘호패 만들기 체험’은 관람객에게 독특한 재미를 더 한다.

과거로의 회상, 색다른 문화체험

남문주차장에서는 조선시대의 서민들의 생활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조선문화마당’이 펼쳐진다. ‘민속문화체험’에서는 조선시대 음식 등 간이주막을 비롯하여 떡메치기, 풀과 집을 이용한 장식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기다린다.

‘농경문화체험’에서는 다듬이놀이, 도리깨질, 채놀이, 지게질, 장작패기, 절구놀이, 키놀이, 맷돌 돌리기, 채놀이, 사물놀이 등 농경문화에서 사용하던 농기구를 통해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전하게 된다.

‘문과시험장’에서는 조선시대 남한산성에서 치러진 과거시험을 재현한다. 관광객들은 전통복식을 입고 붓, 먹, 벼루, 한지를 이용해 직접 글짓기를 하며 ‘남한산성’이라는 주제로 과거시험을 경험 해 볼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군영의 분위기를 연출한 전문 무예인들과 조선 전통 무예십팔기를 배우고 무과시험, 무술시범, 무예시연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창술과 검술, 활쏘기, 창던지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던 무기도 전시돼 그 당시 사용된 무기를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다.

광주남한산성문화제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남문수위군점식’과 ‘수어사 성곽순찰’은 행사기간 동안 오전 11시, 오후 3시에 남문~수어장대 구간에서 수어사, 수문장, 병졸들의 교대식을 볼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남한산성에 거주했을 백성들의 모습을 담은 ‘역사 재현 퍼포먼스’, 조선시대 성곽을 쌓는 노역에 동원된 백성을 재현한 ‘남한산성 플래시몹’, 작두타기 등 신비한 무속의 세계를 잘 표현한 ‘도당굿’, 결사 항전에 대항하는 결의를 다지는 ‘호국의 의지 스토리텔링’, 남한산성의 성곽을 밟으며 유적지를 탐사하는 ‘남한산성 밟기 및 유적탐사’, 남한산성 전통음식 ‘효종갱’ 체험, 초청가수 및 지역 예술단체의 공연, 광주시 농특산물 브랜드인 ‘자연채 특산물’과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는 행사도 열린다.

난공불락 천혜의 요새 남한산성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약 24km 떨어진 ‘남한산성’은 삼국시대에 한강과 더불어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거점이었으며, 한민족의 독립성과 자주성의 상징이다.

남한산성은 서기 673년 신라 문무왕(文武王) 13년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을 기반으로, 1624년 조선의 16대 왕 인조(仁祖) 때 현재의 모습으로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발 500m가 넘는 험준한 자연지형을 따라 8km 이상의 성벽을 구축하여 17세기 동아시아 성곽축조기술 및 군사방어 기술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요새화된 도시의 표상으로 손꼽힌다. 부속 시설을 포함한 성벽의 전체 규모는 12.356㎞, 내부 면적은 212만 6,637㎡에 달하는데, 전란과 능행, 휴양 등 유사시 임시 수도로 활용하기 위해 성내에 임금이 거처할 행궁(行宮)을 두었다.

   
본래 규모가 상궐(上闕) 73칸, 하궐(下闕) 154칸으로 도합 227칸이었다고 알려진 ‘남한산성 행궁’에는 정무시설은 물론 다른 행궁에 없는 종묘사직 위패를 봉안 할 수 있는 건물 갖추고 있어 조선시대 행궁제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는 ‘천혜의 요새’라 평가받는 남한산의 높고 가파른 산세를 이용한 ‘뛰어난 축성술’ 덕분이다.

남한산성은 실제로 숱한 외세 침략이 있었던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함락되지 않은 난공불락(難攻不落) 호국의 성지이다. 1636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병자호란(丙子胡亂) 당시 인조가 12만 명 규모의 청나라 군대에 맞서 항전했던 장소가 바로 남한산성이며, 을미사변(乙未事變) 이후 1896년 항일 의병들의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던 곳도, 일제강점기 1919년 광주군의 3·1 만세운동이 전개된 곳도 남한산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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