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부터 ‘봉선화로 물들인’ 인배마을

올 해도 곤지암 신촌리 인배마을엔 어김없이 봉선화 꽃이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조성된 봉선화 꽃길은 이제 20여호 남짓한 작은 마을에 자랑거리가 되었다.

주변에 크고 작은 공장들로 삭막한 느낌이던 것이 봉선화를 심기 시작한 후 건강한 피를 수혈 받은 것처럼 마을이 화기애애해지고 이웃간 소통이 늘었다. 빨강 봉선화가 가져다준 순환효과인 것이다.

오늘도 봉선화 전도사 이종갑 사장은 아침, 저녁으로 800m의 봉선화 꽃길과 600평의 봉선화 꽃밭 관리에 3시간이상을 보낸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 유행가 가사처럼 이 사장은 “봉선화와 만나는 시간이 매일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자리에 누우면 내일 아침엔 어느 귀퉁이 시들했던 봉선화가 밤새 기운을 차려야 할 텐데……” 생각하다 잠이 든다. “아침에 일찍 그곳부터 달려가 활짝 핀 봉선화를 보면 병상에서 기운 차린 자식을 보는 듯하다”고 이 사장은 전한다.

올해 100만개의 꽃씨를 예쁜 그림엽서에 200개씩 담아 전국 초등학교 3천여 곳을 포함해 6천여 곳에 발송했다. 올 봄 이 사장의 SNS에는 봉선화를 파종하고 새싹이 돋아난 사진들과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지를 묻는 각종 사연들로 가득했다.

   
요즘은 봉선화 꽃물이 든 예쁜 손톱사진과 함께 학교, 회사, 마을에 봉선화를 심겠다는 봉선화전도사에게 전도된 신도(?)들이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봉선화는 우리민족의 애환이 서린 친근한 꽃이지만 도시화로 포장되면서 어느 틈에 뒷전으로 사라졌다. “우리가 아는 유명 식물원 몇 곳에 가보아도 전 세계 희귀 꽃들은 즐비한데 봉선화만 없었다”고 이 사장은 아쉬워했다.

이 사장은 한반도 8,000만명의 가슴에 봉선화 사랑이 꽃피워지기를 소망하며 올해에는 1,000만개의 봉선화 꽃씨를 수확해 봉선화 사랑을 전달할 예정이다. 봉선화가 만개하는 오는 8월 중순에는 봉선화마을에서 봉선화 꽃길 걷기대회도 개최된다.

봉선화 사랑이 지극한 이사장의 얼굴엔 늘 발그스레한 봉선화 빛이 물들여져 있다. 8월 어느날 봉선화 꽃길을 걷고, 봉선화 사랑에 흠뻑 물든 이도 한 번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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