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기업은 사회로 환원되어야 한다. 2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긴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의 유언이었다. 문국현 회장은 그동안 관행이었던 모든 시스템과 조직에 혁신과 창조경영으로 유한킴벌리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골프·술·담배를 전혀 안하는 CEO,별명이 공자라고 할 정도로 보수적이었지만 그의 생각과 행동은 “혁신은 버리는 것이고, 창조는 변하는 것이다”할 만큼 시대변화에 앞선 경영을 추구한 전문경영인이었다. P&G라는 세계적 글로벌회사가 매출 77조를 이루며 전세계에 여성생리용품을 독점하는 거대공룡이 쌍용제지를 흡수하여 유한킴벌리 죽이기에 몰두했지만 전세계시장에서 유일하게 철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유한킴벌리의 기술과 경영에 두 손 들게 되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접대와 향응이 없어지자 바로 대기업유통업체에서 제품을 철거하라는 철퇴를 맞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였지만 그동안의 갑질과 관행에 역행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하지만 문국현 대표는 소규모 슈퍼 직접 소비자들이 접하는 상권에 제품의 우수성으로 판매망을 넓혀갔다. 영업활동에서 그동안 해왔던 접대, 향응 등을 하루아침에 없애버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최고의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경영의 혁신을 이룬 유한킴벌리는 여성생리용품으로 가장 까다롭다는 중국시장에 선풍을 일으키며 제품과 기업의 정신을 뿌리깊이 내리고 있다.

진정한 보수는 낡은 관습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를 지키고 기본으로 회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은 반드시 “혁신”을 동반한다. “스피드와 혁신” 혁신은 스피드를 필요로 하고, 스피드는 혁신을 필요로 한다. 무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기업에게 스피드는 생명과 같은 것이다. 나는 혁신에 있어서 스피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서 조직을 수평화 했다. 스피드를 높이려면 개인들의 역량을 높여주어야 한다. 업무 역량이 없으면 스스로 결절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피드를 내려면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감사기능이라는 번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이 모든 혁신노력을 가치창조를 위한 활동들로 정리했다. “혁신의 핵심은 사람”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고 기계에 신경을 쓴다. 그러나 우리는 기계는 하드웨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기계가 있어도 그것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사람의 몫이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모두 대형 유통중심 영업정책을 고수할 때 우리는 대형에 의존하지 않고 5만5천개를 커버할 수 있는 대리점 채널을 계속 강화해 나갈 수 있었다.

웬만한 중견기업도 쓰러지는 살벌한 환경에서 우리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사람중심의 혁신전력을 펼쳤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2004년 2월을 기준으로 볼 때 “기저귀67%,  생리대 62%, 화장지55%, 치킨타올55%, 물티슈48%”로 회사 전 제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문국현 사장을 이러한 성공의 기쁨 이면에는 유한킴벨리가 이겨내야 했던 많은 역경과 도전에 대해 토로했다.

1983년부터 쌍용, CJ, 태평양 등 유수의 재벌기업들이 생활용품 시장에 뛰어들었고,1989년 이후 해외투자가 자유화되면서 P&G를 비롯한 많은 해외기업들이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유한킴벌리는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고 이후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1995년을 기점으로 유한킴벌리는 재도약을 시작했다. 마침내 9년간의 꾸준한 노력으로 2004년의 놀라운 성공을 이루어냈다. “유한킴벌리 : P&G”한마디로 말해서 P&G가 한국에서 임자를 제대로 만난 겁니다. P&G가 어디 보통회사 입니까 P&G가 내놓은 물건은 당연히 시장1위입니다.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같은 아시아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유한킴벌리가 워낙 이미지가 좋고 물건도 잘 만드니까 한국시장에서는 힘을 못 쓰는 겁니다.

한국의 생리대 시장을 1971년 창립한 유한킴벌리가 시장 최초로 “코텍스”를 출시하면서 형성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 여성들은 광목을 빨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코텍스의 출현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큰 사건이었다. 유한킴벌리는 코텍스로 시장 점유율100%를 차지하였다. 1위자리를 P&G에 내주고 생리대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까지 갔지만 유한킴벌리는 P&G의 “위스퍼”를 따라잡기 위해 약 1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했고 시제품10만개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소비자 반응조사를 수없이 한 결과 1995년 10월에 출시한 “화이트”였다.

화이트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에는 유한킴벌리가 한국여성의 특성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마케팅으로 연결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R&D센터를 두고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치밀하게 연구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

차별화된 제품 생산 노하우, 경영의 단일화, 유통망 혁신, 차원높은 리더십, 높은 조직 역량,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한 기업 이미지 구축,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세계가 배우는 한국기업의 희망 유한킴벌리의 기업스토리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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