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최병길 前광주로타리클럽 회장

한글은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디지털문자. 600여년전에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창제를 선포하면서 600년 후에 스마트폰, 인터넷이 활용될 것을 예견했을까? 너무나 아이러닉한 역사성일까. 엘빈토플러의 ‘제3의 물결‘ 정보화시대에 가장 부합했던 세계초유의 한글은 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A4용지의 내용을 문자 전송하는데 각 국의 학생들에게 시험한 결과 한국아이들은 불과 3, 4분 만에 전송을 끝냈는데 미국은 물론 일본아이들은 아직도 끝낼 줄 몰랐고 특히 중국아이들은 아직도 헤매고 있었다니 한글이야말로 세계가 찬양하는 시대를 이끄는 최고의 문자였다.

일본의 문자는 히라가나, 가타가나와 1800자의 한자를 변환해야만 디지털문자로 전환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서양인들이 중국에서 화약술, 나침반 등 당시 기술을 배워서 지금의 첨단기술의 메카니즘의 선두로 이끌었던 이유도 알파벳이라는 로마글자를 표기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그만큼 문자의 위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어려운 한문을 알아야만 표기하는 비능률적인 한정적인 문자로는 세계화를 이룰 수 없었고 기술이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만일 세종대왕당시 훈민정음을 관료들이 먼저활용하고 당시의 역사와 문화, 예술, 문학 등을 한글로 전수했다면 아마 노벨상의 대부분을 대한민국천재들이 휩쓸지 않았을까. 그만큼 문자의 전달은 계승전달이라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갖는 원천요소인 것이다.

역사상 세계최초의 인쇄기술을 보유했던 민족. 왜 그 일찍 한글의 위력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한글날을 처음 제정한 것은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고 일제의 언어말살정책이 시행되던 1926년이다. 조선어연구회(지금의 한글학회)가 1926년 음력9월29일 처음으로’가갸날‘이라 해서 기념하였고,1928년에 가갸날을 한글날’로 바꾸었다. 1931년에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어10월29일로 하다가 1934년에 그레고리오력 환산방법에 의해 10월28일로 했다.

한글날이 10월9일로 정해진 것은 1940년 7월 경북안동에서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면서 책의 머리끝에 적혀있는 1446년 음력9월상 순이라는 기록으로 훈민정음 반포일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었으나,일제의 집회금지로 기념행사는 하지 못했다. 해방이 된 1945년에 와서 음력9월 상순을 양력으로 환산한 10월9일을 훈민정음 반포기념일로 제정했다.

일제식민지당시 일본의 역사왜곡은 물론 창씨개명 등으로 한글말살은 극한에 다다랐다. 순 한글 독립신문이 발간되었지만 그것은 일본에 대한 독립이 아니라 일제의 역사성 소멸을 위한 청나라에서 한국을 독립시켜 일본으로 편입시키려는 역사변이였다.

해방이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신문역시 세로쓰기와 한문으로 번역된 반쪽의 한글신문이었다.1980년대에 들어와 한겨레신문이 처음으로 가로쓰기와 순 한글로 창간한 것이 최초였다. 그 이후 10여년이 지나서 타신문들이 순 한글과 가로쓰기로 되었다. 지금은 어느 신문을 보아도 한자를 보기가 쉽지 않다. 그 만큼 한글로 모든 정보전달이 되는 것이다.

타자기시절에도 한글을 타자 치면서도 완벽하게 처리가 되지 않았다. 전동타자기와 컴퓨터가 시작되면서 한글의 위력은 서서히 발휘하였고 드디어 스마트폰시대가 열리면서 한글의 위력은 디지털문자로 세계에 모든 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문자와 카톡, SNS,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영문으로 전송하는 사람을 보았는가. 매우 특별한 경우 제외하고, 만일 한다하더라도 아주 불편함을 갖고 한다. 한글은 유치원생, 초, 중, 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유용하게 쓰는 세계최고의 한글을 이용하고 있다.

한글의 위력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자판기가 없어지고 음성으로 전환하는 문자중에서도 한글만한 것이 없다. 표음문자 중에서도 가장 발달된 음소문자라서 글자 하나하나가 하나의 소리를 표기하고 또한 그 구성원리가 간단하기 때문에 배우기가 대단히 쉽다. 한글 자모 24자만 익히면 쉽게 이들을 조합하여 바로 문자생활을 할 수 있다.

언어학자인 미국의 매콜리 교수는 생전에 20여 년 동안 매원10월9일이면 강의까지 휴강하고 동료교수나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국음식을 나누며 세계의 위대한 유산이 탄생한 한글날을 찬양하고 휴일로 기념했다고 한다. 매콜리 교수는 한국을 방문하면 덕수궁의 세종대왕상에 참배하고 업무를 볼 정도였다. 한때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푸대접받았다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도대체 개념 없는 관료들의 어리석은 작태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오늘날 우리가 지식기반사회를 앞서가며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한글이라는 첨단문자 덕택이며, 앞으로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한글을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무기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한글이라는 우수한 문자의 경쟁력을 살리는 길이 세계화시대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세계 글자 중에 창제한 연월일과 창제한사람이 명확한 문자는 단연 한글밖에 없으며 인류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라는 사실을 우리보다 유수 각국의 언어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과연 국가최고의 보물을 어떻게 활용하고 한글을 사랑하는 전 국민적인 마음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세계는 책읽기 전쟁 중이다. 인재양성의 전쟁 속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진 대한민국의 한글은 세계에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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