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드라마의 꽃은 우리당의 과반수 확보가 아니라 한국정치 50년 만에 진보정당이 전국적인 13%의 지지를 바탕으로 원내진출 했다는 것이다.

지난 세월 이념과 보수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제도권 밖에서 험난한 여정을 거듭해온 진보개혁의 목소리가 마침내 제도권에 당당히 진입한 것이다. 벌써부터 10석의 민노당이 향후 정국에 강타할 가공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총선직후부터 발빠른 행보를 하고있는 민노당은 파병반대,민생현안(신용불량자문제등)등 진보 정당 특유의 이슈에 초점을 맞추며 가히 개벽에 가까운 원내활동의 청사진을 하루가 무섭게 토해내고 있다.

민노당이 전국적인 고른 지지 속에 이념과 정책성향으로 원내 입성한 한국정치 최초의 정당이라는 점은 실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의석은 약소하나, 거대여당과 거대야당 공히 지역성을 탈피하지 못했기에 민노당처럼 당당하지 못할 것이며, 대립과 갈등구조를 헤쳐나가는 시금석으로의 좌표가 될 것이기에 민노당에 희망이 더해질 것이다.

진보정당의 출현은 전혀 뜻밖의 일일 수 없다. IMF이후 소득격차의 심화, 400만신불자로 대표되는 가난하고 희망 없는 국민의 확대재생산, 청년실업의 증가, 내수기반붕괴위기와 심각해진 다양한 사회문제 심화등이 민노당의 선택 배경인 것이다.

10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고통받는 다수의 목소리가 집중될 것이고 아무리 자본주의라도 지나친 격차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기에 충분한 숫자가 될 것이다.

펄펄살아 숨쉬며 거침없이 새로운 정치의 지평을 여는 민노당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나는 '수많은 나'와 함께 들어갑니다" ......조승수 당선자  

<전태일 일기 중에서>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러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채......" 

박해권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치고 (주)천하제일사료 구매부에 입사하여 해외원자재 선물거래 딜러로 활동하였다. 이후 '삐삐콜'이라는 무선호출안내장치를 개발하여 새로운 개념의 광고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주)아드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공동체문화 창조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주)광주뉴스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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