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라면 피할 수 없는 굴레가 있으니 호흡이다. 크게 보면 무생물조차도 순환을 통해 호흡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무언가에 빠져있는 숨소리는 정상적이지 않다. 긴장하고 신중한 상태는 잠시 숨을 멈춘다. 바늘귀에 실을 통과시키려면 숨소리의 진동도 막아야 하기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숨을 멈추는 것이다. 감정이 북받치고 화가 날 때 호흡은 거칠어진다. 화가 난 목소리와 불끈 쥔 주먹을 만들려면 가쁜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모아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인간의 삶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숨쉬기 운동"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건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 심지어 숨쉬는 것에 관한 운동인 단전호흡도 배우고 있다. 그러나 오늘을 사는 우리의 숨소리는 나날이 거칠고 가쁜 상태이다.

정상적인 숨쉬기는 마치 시계추가 왕복 운동하듯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는 여백의 존재를 인식해야하는데 정보화로 밀집된 이미지의 세상이 가속화되면서 우리는 호흡의 중심이 "안"에서 "밖"으로 향해 있는 것이다.

숨돌릴 틈 없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직하고 그윽한 목소리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숨소리가 안정되고 평화로울 때 우리는 비로소 따뜻한 배려와 관심의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틀후면 총선 일이다. 짧은 호흡을 바탕으로 한 말과 행동, 여론을 끌기 위한 온갖 이미지와 감성의 정치현실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다. 아무튼 이틀후면 한 숨돌릴 것(?)이다.

하루에 잠시라도 나의 숨소리를 지켜보자 정말이지 다른 모든 운동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숨쉬기운동"일 것이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예전에 국민체조 맨 마지막 순서가 "숨쉬기 운동"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박해권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치고 (주)천하제일사료 구매부에 입사하여 해외원자재 선물거래 딜러로 활동하였다. 이후 '삐삐콜'이라는 무선호출안내장치를 개발하여 새로운 개념의 광고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주)아드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공동체문화 창조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주)광주뉴스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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