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기준 광주문화원장

단오는 우리 민족의 삼대 명절 중 하나다. 일명 수릿날(戌衣日·水瀨日)·중오절(重午節)·천중절(天中節)·단양(端陽)이라고도 하는데 첫 번째를 뜻하는 ‘단(端)’자와, ‘오(五)’자로도 쓰이는 ‘오(午)’자가 합하여 ‘초닷새(初五日)’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陽氣)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설날·추석과 함께 ‘삼대명절’로 불렸다. 예전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가 행해지기도 했다.

단오는 중국 초나라 회왕(懷王)때 굴원(屈原)이라는 신하가 간신들의 모함으로 오해가 생기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하였는데 그날이 마침 5월 5일이어서 그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제사를 지내던 것이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지금의 단오절 유래가 되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이날 밥을 수뢰(水瀨-물의 여울)에 던져 굴원을 제사지내는 풍속이 있으므로 ‘수릿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날 산에서 자라는 수리치(狗舌草)와 쑥을 뜯어 떡을 해 먹었는데 떡의 둥그런 모양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다고 해서 수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또 ‘높은 날’, ‘신을 모시는 날’ 등의 뜻으로도 통했다.

단오에는 창포물에 머리감기, 쑥과 익모초 뜯기, 부적 만들어 붙이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단오 비녀 꽂기, 그네뛰기·씨름·석전(石戰)·활쏘기 등과 같은 민속놀이가 행해졌다.

우리 광주지역에서도 70년대까지 장지동, 정지리, 분원리 등 여러 마을에서 그네뛰기 놀이가 행해졌다. 단오에 그네를 뛰면 일 년 동안 몸이 건강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양반가에서도 이날만큼은 며느리들에게 그네뛰기를 허용 했다.

서하리에서는 특이하게 수리치 떡 외에도 콩설기를 해 먹는 풍습이 있었다. 또 일년중에서 단옷날이 가장 양기가 왕성한데 단옷날 중에서도 오시(午時)가 가장 양기가 왕성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날 오시를 기해서 익모초와 쑥을 뜯기도 했다. 또 음식을 장만하여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하며, 창포이슬을 받아 화장수로도 사용하는가 하면, 창포를 삶아 창포탕(菖蒲湯)을 만들어 그 물로 머리를 감기도 했다.

궁중에서는 제호탕(醍醐湯)·옥추단(玉樞丹)·애호(艾虎-쑥호랑이)·단오부채 등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했다. 집단적 단오제로 공동체의식을 이루는 축제를 벌이기도 했는데 그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축제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강릉 단오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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